[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드루킹' 특검법이 통과된 직후 네이버측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통과된 특검법이 60일의 수사기간과 30일의 연장수사를 보장함에 따라 특검 조사가 네이버에도 직접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지배적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법적 책임 범위가 네이버에까지 적용될 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당=뉴스핌] 최상수 기자 =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2018.4.25 kilroy023@newspim.com |
21일 네이버 관계자는 드루킹 특검 법안에 대해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를 도입하겠다는 법안 자체만 통과된 것일 뿐, 특별검사 임명이나 구체적인 수사 범위 및 방향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조사가 있으면 성실하게 임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그 외 대응방향은 특검측의 구체적인 수사방향이 정해진 후에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21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별검사법안을 249명 중 183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특검 수사의 칼날이 네이버 및 회사 경영진까지 미칠 가능성에 대해 네이버 측은 "수사 방향 등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1월 자사 뉴스 댓글이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한 만큼, 아직 네이버는 댓글 조작 세력에 의한 업무방해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 16일부터 댓글을 최신순으로 정렬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댓글 작성을 차단하는 조치를 적용한 바 있다.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 뉴스 서비스에서의 공정성 시비를 더이상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네이버는 정현아 법무담당 이사가 이끄는 법무실로 드루킹 사건 대응 체계를 일원화한 상태다. 사시 42회 출신인 정 이사는 2008년 네이버에 합류, 10년째 법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해진 창업자가 공정위를 방문, 네이버의 '총수없는대기업' 지정을 요청할 당시 함께 했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 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5.09 leehs@newspim.com |
특검 수사가 최장 90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특검법안의 도입취지 및 수사타겟은 한달이 채 남지않은 지방선거가 아니라 지난해 5월 대선에 맞춰져있다는 게 업계 및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해에도 네이버 뉴스면에서 스포츠 관련 기사 재배열 사건으로 한성숙 대표가 직접 사과에 나선 적이 있는만큼, 이번 드루킹 수사과정에서도 네이버측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될 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측에 당장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이 일명 '드루킹'이 조직적으로 네이버 뉴스 서비스 시스템을 교란시킨 방식의 '컴퓨터 등 업무방해죄'에 해당하고, 네이버는 그 피해자의 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사범위가 지난해 대선 선거기간까지 확대되고 해당 시점에서 특정 세력의 뉴스 및 댓글 조작 시도를 네이버측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방조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으려면 뉴스 및 댓글 조작 시도를 회사측이 인지하고 있었는지와 인지 후 이를 차단할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봐야한다"면서 "회사측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그 조치가 충분치 못했다면 네이버측에 방조죄 등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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