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19일 앞두고 '트럼프식 비핵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향후 북미 간 물밑조율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추진했으면 하는 '비핵화' 방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고스란히 꺼내놓았다.
예컨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PVID(영구적이며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로 요구수준을 일정부분 조정했다. 또 핵무기의 '일괄 폐기'를 추진하되, 여의치 않다면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식 비핵화, CVID-단계적 비핵화 일부 수용-체제안전·경제개발 보상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CVID' 방식의 비핵화에 나선다면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개발에 적극 협력할 뜻도 분명히 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국들이 보장하는 경제개발 유형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일본과 모두 대화를 했다"며 "3국 모두 북한을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아주 많은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가 없는 회담은 응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까지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北, 최선희 담화 통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언급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다음날인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펜스 미 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불법 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수뇌회담을 제고려할데 대한 문제를 최고 지도부에게 제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 부상은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 북미 신경전 핵심은 '비핵화 방안 및 시기와 보상'
최강 "북미 서로에게 선조치 요구, 동시적 진행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엇이 됐든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한 만큼 향후 1~2주 동안 북미는 정상회담 관련 물밑 접촉을 이어가게 된다.
핵심 쟁점은 비핵화 방안과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조속한 시간 내 완료하길 바라는 만큼 비핵화 시기를 놓고도 북미 양측이 맞붙을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핵심은 비핵화 조치와 보상으로 누가 무엇을 먼저 하느냐의 문제"라며 "북한은 미국에 대해 선조치하라고 하고 있고, 미국도 마찬가지인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동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도 "국제사회의 요구는 핵폐기인데 북한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어느 정도 반출하거나 해체하면 미국이 무엇을 줄 것인가"라며 "미국이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한 샅바싸움"이라고 현재의 북미 신경전을 정의했다.
조 교수는 "다만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나 최선희 부상 등 급이 낮은 인물들의 담화를 통한 것은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회담이 결렬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북한은 체제안전보장에 대해 합의문 이상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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