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용 기자 =여자친구에게 치사량의 마약이 든 콜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인 A씨(35)의 판결에 대해 검찰이 불복, 지난 18일 항소장을 서울고등법원에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주 A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 요구를 받아들여 2심 재판을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재판 기일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A씨의 선고 공판에서 '살해 증거와 동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와 B씨 둘만 있는 장소에서 필로폰 과다투약 원인으로 사망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A씨가 치사량의 필로폰 등을 고의로 몰래 콜라에 타 마시게 한 뒤,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B씨의 얼굴이나 목에 압박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지만, A씨가 살해 목적으로 B씨를 제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또 살해 목적인데 B씨가 사망하기 전 심폐소생술을 한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세차례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투약한 혐의를 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년여간 교제한 여자친구 B씨의 집에서 컵에 필로폰 등을 탄 콜라를 함께 마셨다. 그러나 B씨가 몇 시간 뒤 발작을 일으켜 마약 중독 증상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A씨가 다른 남성과 만나는 것을 질투해 콜라에 치사량 이상의 마약을 타 B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A씨를 구속기소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