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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정은과 전격 회담…北, 비핵화 '트럼프 모델' 수용하나

기사등록 : 2018-05-2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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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재개 기로서 2차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통일각서 2시간 진행…서훈·김영철 배석
전문가들 "北, 트럼프식 비핵화 수용 가능성 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남북 정상이 한 달 만에 다시 만났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 회동,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뛰어든 모양새다.

26일 청와대 및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어떤 결론을 도출해 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성사될지 여부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 해법이 결국 '트럼프 모델'로 귀결되는 것인지가 그 핵심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며서 북·미 정상 간 역사적인 첫 만남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북한이 한 발 물러서면서 불과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됐던 6월 12일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히기에 이른다.

아울러 최근 미국은 '트럼프 모델'을 내세워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 지원, 체제 보장 방안을 맞교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드러내고 있다. '리비아 모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북한도 '트럼프 모델'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청와대>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이와 관련, "북미정상회담 성공적 개최와 비핵화 의지를 다시 확인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에 열릴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를 확대화시키는 논의가 됐을 것"이라며 "북핵 해법에선 '트럼프 모델'로 가자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설득했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해야 회담이 된다. 지금 회담 안 하면 북한이 어려워지는 거 아닌가 (등의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어 "그러니 나(문 대통령)도 얘기할테니 북한이 트럼프 방식에 기대를 갖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해 어느정도 맞춰줘라 식으로 (북한을) 달래러 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7일에 이어 두 정상 간 제2차 회담이다. 남측에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며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이번 회담은 최근 북·미 간 마찰로 북미정상회담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개통 한 달이 넘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언제 이뤄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시점에 두 정상이 핫라인 통화에 그치지 않고 직접 만난 것이다. 

김 교수는 "두 정상이 핫라인 통화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문 대통령이 뒤에서 중재 역할을 하다, 급하다보니 뛰어들었다는 느낌이다. 북한도 미국이 몰아부치니 우리가 필요했을 테니, 그래서 만났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최근 북·미 간 마찰로 취소됐다가 다시 추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남북 입장에서 무엇보다 시급했다는 얘기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은 "지금 북·미 간 상황이 안 좋다. 불안정한 국면이라 우리로선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야 할 입장이다"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그 이후 북·미 간 불협화음이 난 것 등을 갖고 설명할 건 설명하고 들을 건 듣고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청와대>

한반도 비핵화 해법에 관해선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도 관심이다.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결국엔 그 해법에 대한 의견 일치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해법으로 '트럼프 모델'이 거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 교수는 "트럼프 모델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절충해서 이 정도로 하자고 하지 않았겠나"라며 "그리고 북한이 6월 12일 회담에 노력하겠다고 했다는 정도의 결과 발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이제 그걸 갖고 미국을 다시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모델에는 체제보장도 있으니 (북한의 거부감이 덜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북한도 긍정적으로 얘기했고, 우리 대통령도 얘기했고, 최근 미국에서도 트럼프 모델에 대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남북 양측의 합의에 따라 이번 회담 결과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수석의 브리핑 외 내용은 내일 발표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며 "현재로선 오늘 회담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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