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갑질폭행' 물의를 일으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15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마치고 29일 오전 귀가했다.
이 이사장은 전날 오전 9시 56분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약 15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전 0시 42분께 귀가했다.
이 이사장은 '상습폭행 혐의를 인정했나', '심경 이야기해달라', '임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는 질문에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라고 3차례 반복해 답했다.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시도했는지,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변호인 1명 입회 하에 진술 거부 없이 직접 조사관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께 한진그룹 계열사인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면서 무릎을 걷어차는 등 폭언과 폭행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문제의 영상이 공개되자 이달 6일 내사 단계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했으며, 같은달 8일 이 이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 피해자 10여 명의 조사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이 이사장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추가 소환 및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그간 확보한 피해자들의 증언과 폐쇄회로(CC)TV 등 증거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폭처법상 상습폭행, 특수폭행죄는 합의 여부와는 별도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를 마무리한 만큼 이 이사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에서 상습 폭행과 폭언 등의 의혹 전반에 대해 자세히 조사했다"며 "폭처법이 적용되면 법원은 징역형만 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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