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닛산(日産)자동차가 미국 시장용 승용차의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여름까지 미국과 멕시코 공장의 생산대수를 최대 20% 정도 줄일 방침이다. 미국의 신차 시장이 지난해 8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실적을 밑돈 것이 생산 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미국 2곳, 멕시코 3곳의 완성차 조립공장에서 생산 조정에 들어간다. 종업원의 휴일을 통상보다 주 1~2일 정도 늘려 생산 라인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줄일 방침이다. 부품 공급 업체들에도 생산 조정을 통보했다.
닛산은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판매 점유율 확대를 우선시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수익 우선주의로 전환해 이익률이 낮은 렌트카 등 법인 판매를 줄이고 가격 할인을 위한 판매장려금도 삭감하기로 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회사 닛산. [사진=블룸버그] |
수익 우선주의로 미국 사업 방침을 변경한 닛산이 생산 조정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감산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포드자동차가 북미 세단 시장 철수를 결정했고, 혼다도 미국에서 주력 세단인 ‘어코드’ 감산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산업 전문조사회사 포인(Fourin)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2.7% 증가한 9622만대를 기록했다. 1위인 중국은 2887만대로 3% 늘어난 반면, 2위 미국은 1755만대로 1.8% 감소했다.
포인은 “리먼쇼크 이후 확대되던 미국 자동차 시장이 지난 2016년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앞으로도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미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미국 시장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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