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중국이 수입차 관세를 인하하면서,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도 발 빠르게 가격을 낮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7월 이후로 수입차 가격이 더욱 하락하면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2일 중국 재정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현행 20~25%에 달하는 수입 자동차 관세를 일괄적으로 1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8~25%였던 자동차 부품 관세도 6%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큰 폭의 관세 인하에 중국 자동차 유통협회는 “이번 관세 인하가 토종 브랜드의 고급 모델 출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외제차 브랜드들은 재정부 발표 직후 자동차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22일 테슬라는 평균 판매가격을 6.38%, 23일 JEEP은 8.42% 인하한다고 밝혔다. 30일까지 아우디(6.47%) BMW(7.01%) 벤츠(6.67%) 닛산(5.62%) 등 모두 16개 브랜드가 가격을 낮췄다.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등 8개 브랜드는 곧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평균 인하가격이 가장 큰 브랜드는 벤츠(6만9700위안) 테슬라(6만6300위안) BMW(6만1900위안) 순이었다. 24일 베이징 벤츠 판매총판은 “100여 종이 넘는 마이바흐, 벤츠, AMG, 스마트(smart) 가격을 인하하며 최대 인하 폭은 25만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스웨덴 독일 일본 미국 순으로 할인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가격이 높을수록 인하 폭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유력 매체 제몐(界面)에 따르면, 100만위안(1억6800만원)을 넘는 차량의 평균 할인 금액은 11만1200위안, 할인율은 6.94%였다. 반면 10~20만위안대 차량의 할인 금액은 1만1000위안, 할인율은 5.54%였다.
일부 판매상들은 중국의 자동차 수입 규모가 연 100만대 정도로 전체 자동차 시장(3000만대)의 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즈융(張誌勇)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국산 고급차와 외제차의 가격대가 일부 겹치긴 하지만, 이번 관세 인하가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가격 인하폭이 커지면서 외제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함께 제기됐다. 중스샹(鐘師向)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이번 가격 할인은 7월 1일 관세 인하 이전에 재고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며, 관세 인하 후엔 새로운 시장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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