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동주’(2015) ‘박열’(2016)을 잇는 세 번째 청춘 이야기다. 이준익 감독이 ‘변산’으로 청춘 3부작을 완성한다.
이 감독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변산’ 제작보고회에 참석, 또 한 번 청춘 영화를 만든 이유를 언급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이 감독 외에 배우 박정민과 김고은도 자리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박정민(왼쪽부터), 김고은, 이준익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변산'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6.04 deepblue@newspim.com |
이준익 감독은 “청춘이라는 단어를 사회적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그걸 정해놓는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다. 역사 속 인물이긴 했지만, ‘동주’도 ‘박열’도 그랬다. 젊어서 청춘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해서 청춘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제 작품들이 전부 아프고 슬프고 비극적이었다. 거기서부터 벗어나려는 욕망이 있었다. 이번에는 대놓고 발산하는 영화를 찍고자 했다. 억누르는 게 클수록 발산은 커진다. 청춘을 부둥켜안고 살다가 모든 오해가 이해가 되는 순간, 성장이 아닌 성숙하게 된다. 그 순간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거다. 그런 과정을 밝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목인 ‘변산’에 대해선 “실제 작가의 고향인데 변두리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다. 우리 사회 외곽에 있는 삶의 모습을 담기 좋았다. 모두가 서울에서 자신의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고향은 있다. 학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피하고 싶은 순간이 많고 불편한 사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걸 끝까지 외면하고 살 수 없을 거다. 그럼 그걸 다시 마주쳤을 때, 피할 수 없는 순간 하는 선택과 행동이 천성이다. 학수가 그걸 보여준다”고 귀띔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이준익 감독(왼쪽부터), 배우 김고은, 박정민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변산' 제작보고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18.06.04 deepblue@newspim.com |
이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할 학수 역은 박정민이 맡았다. 흑역사 가득한 고향을 잊고 싶었던 청춘 무명 래퍼다.
박정민은 “사실 그간 제가 맡았던 역할보다 그냥 박정민이라는 사람이랑 가장 가까운 캐릭터다. 그래서 캐릭터적으로 변신을 꾀한 건 없다. 다만 래퍼는 아니라서 그 모습을 열심히 했다. 평소에 랩 듣는 것도 좋아하고 술에 취해서 랩도 해봤지만, 막상 스튜디오에서 녹음해보고 하니까 호기롭게 도전할 게 아니더라. 더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웃픈'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박정민은 “제가 도끼, 더콰이엇, 매드클라운, 던밀스 앞에서 종일 랩을 했다. 부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밥 먹을 때 근처에도 갈 수가 없었다. 근데 감독님이 그분들 앞에서 제 랩 실력을 물어봤다. 배틀 나가면 몇 등 하겠냐고 물었다. 도끼가 굉장히 고민하더니 2차 정도 갈 수 있다고 했다. 너무 창피했다. 이불킥이다. 꿈에도 나온다. 악몽”이라고 회상해 웃음을 줬다.
학수를 고향으로 강제 소환시킨 결정적 주인공 선미는 김고은이 연기했다. 김고은은 친근한 고향 친구의 이미지를 위해 사투리 연습은 물론, 체중을 8~9kg 찌우는 등 외적인 변화를 꾀했다.
그는 “제가 예뻐야 했던 역할은 없었다. 크게 아쉬운 건 없었는데 촬영 당시에는 모니터 보면서 이렇게까지 나가도 되나 생각은 했는데 괜찮았다.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끝으로 이 감독은 “최근 청춘의 애환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 자체를 인정하고 즐기는 것만큼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없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찾다 보면 그게 우리가 그리는 청춘일 수 있다. 영화 속 선미와 학수도 ‘빡쎈’ 청춘이다. 진심 어린 순간을 대면하다 보면 좋은 것은 분명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변산’은 오는 7월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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