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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자산 숏베팅 '후끈' 투자자 불안감 여전

기사등록 : 2018-06-0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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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총선 결과 정치권 리스크 추가 발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당의 연정 구성으로 정치권 리스크가 한풀 꺾였지만 금융권 트레이더의 유로존 자산 하락 베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유럽 투자은행(IB) 업계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자산 가격 하락으로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 출시에 잰걸음을 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관련 상품에 뭉칫돈을 투입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보이는 유럽연합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시에테 제네랄이 이탈리아 주가 지수 FTSE MIB 하락에 수익률을 창출하도록 설계한 상품이 하루 사이 800만유로(9400만달러) 거래됐다.

주가 낙폭의 7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제공하는 이 상품은 지난 2016년 6월24일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당시 76%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취리히 소재 레온텍이 판매한 이탈리아 증시 숏 상품도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상품은 두 자릿수의 쿠폰 금리와 함께 18개월 사이 주가 상승률이 33%를 웃돌지 않을 경우 원금을 보장한다.

헤지 상품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노무라는 유럽 투자등급 회사채와 연계된 헤지 상품을 150만달러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기업의 디폴트를 우려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신용부도스왑(CDS)과 이와 연계된 상품 매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 하락 베팅도 급증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만 지난 1분기 유로화 하락 베팅이 252억 스위스프랑(25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로존 3~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국 혼란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데다 공동통화존의 성장 엔진으로 통하는 독일을 포함해 경제 지표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꺾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소시에테 제네랄이 달러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한 유로화 하락 포지션을 권고하는 등 IB 업계 사이에 잿빛 전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유로존을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판단하고,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경고했다.

유로존의 잠재 리스크는 이탈리아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리스의 유로존 채권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채무 완화 방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오는 21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재무장관 회담까지 채무 완화 조건과 IMF의 신용 제공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장이 채권국까지 미칠 전망이다.

이 밖에 슬로베니아의 총선 결과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총선에서 국수주의와 반 난민 성향으로 평가 받는 우파 정당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이 승리했다.

이에 따라 공동통화존의 정국 혼란이 추가됐고, 포퓰리즘과 안티 EU 움직임이 또 한 차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전망이다.

한편 이날 리서치 업체 센틱스가 집계한 유로존 투자신뢰지수는 6월 9.3을기록해 전월 19.2에서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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