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새로운 주인을 찾은 세계 낸드(NAND)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도시바(東芝)메모리가 1위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5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전날 도쿄 시내에서 사업전략 설명회를 열고 “시장 확대에 뒤지지 않도록 연간 수천억엔(수조원)을 투자해 기술 개발을 가속하고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체제 하에서 삼성 추격에 나서겠다는 태세다.
사업전략 설명회 후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는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메모리 사장(오른쪽)과 베인캐피털의 스기모토 유지 일본 대표.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대용량화를 위한 투자 경쟁이 치열해 빠른 투자 판단이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다. 삼성은 이미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도 지난해 6000억엔(약 6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했지만, 격차가 벌어진 삼성과의 경쟁을 위해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도시바메모리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미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의 스기모토 유지(杉本勇次) 일본 대표는 “설비투자는 연간 수천억엔 규모가 필요하다”며 “베인 주도로 신속한 의사 결정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시바메모리의 나루케 야스오(成毛康雄) 사장은 “베인과 2인 3각으로 신속한 투자 판단을 내리겠다”며 스기모토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 줬다.
도시바메모리의 새로운 경영 체제에서는 이사진 5명 중 3명은 스기모토 대표 등 베인 측에서 취임하고, 나머지 2명은 나루케 사장과 의결권 9.9%를 갖고 있는 호야(HOYA)의 스즈키 히로시(鈴木洋) CEO가 취임할 예정이다. 경영진은 나루케 사장 등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내년 중 회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경쟁력을 높여 3년 후 신규주식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도 도시바메모리에 출자하기 위해 베인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기모토 대표는 “협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출자를 받아들이더라도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IPO까지 경영 주도권은 베인이 가질 것이라는 방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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