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연초 이후 잠잠하던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시장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자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이 반등한 것. 다만 낙찰가율(감정값 대비 낙찰가액 비율)은 제자리 걸음을 보이는 상황.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8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률은 전달대비 4.6%p 상승한 55.0%를 기록했다.
올해 2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낙찰률이 3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지난 1월과 2월 아파트 낙찰률은 57.8%, 58.0%를 나타냈다. 3월 52.5%로 하락했고 4월에는 50.4%로 떨어졌다.
지난달 아파트 109건이 경매돼 60건이 낙찰됐다. 감정값 대비 낙찰가액 비율인 낙찰가율은 102.6%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아파트 총 감정값은 329억원, 낙찰가는 338억원을 기록했다.
강남권 시장이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송파구는 아파트 6건 중 5건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 83.3%로 지난 3·4월 기록한 50.0% 낙찰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낙찰가율은 114.8%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한 건이 경매돼 낙찰됐다. 낙찰률 100%, 낙찰가율은 강남3구에서 가장 높은 130.5%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지난 3월과 4월 각각 91.9%, 104.5%와 비교해 크게 상승한 것이다. 강남구도 낙찰률 66.7%, 낙찰가율 110.7%로 서울지역 평균치를 넘어섰다.
경매시장의 지표가 반등한 이유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낙찰률이 하락하자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된 매물이 늘었다.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입찰 경쟁률도 낮아졌다.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를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한 셈이다.
매각물건이 부족한 것도 한 이유다.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경매된 아파트는 109건이다. 이는 전년동기(185건) 대비 41.0% 줄어든 것이다. 2015년과 2016년 5월에는 300건에 육박했다.
경매리츠컨설팅 이주영 실장은 “연초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경매시장의 열기가 저가 매수세와 물건 부족으로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떨어져 급격한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입지, 투자여건이 좋은 매물을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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