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오전 9시(싱가포르 현지시간)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심의제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CVIG(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의 교환을 놓고 직접 맞붙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상의 정상회담이 90% 가량 사전합의를 마친 후 정상회담에서 미세조정을 하는 것과 달리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판문점과 싱가포르를 이어가며 진행된 실무협상을 바탕으로 두 정상이 직접 담판을 짓는 형식이다.
AP와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우선 통역사만 대동한 채 약 2시간 여 동안 단독회담을 열고 이후 참모들과 함께 확대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환영식과 오찬 및 만찬, 문화공연 등 정상 간 우호증진에 목적을 둔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직접 논의하는 실용적인 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카펠라 호텔 전경 [사진=카펠라 호텔 홈페이지] |
◆ 핵심은 비핵화와 北 체제보장안, 북미 정상 초반 독대에서 성패 결정
핵심은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에 대해 양 정상이 결단을 내릴지 여부다. 그동안의 실무회담에서 북미 양측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미국은 CVID와 함께 북한의 초기단계 비핵화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북한의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국외 반출과 폐기 등이 그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조기 복귀 역시 검토됐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안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은 종전선언과 이후 평화협정, 북미수교 및 북미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의회 비준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수 있지만, 북한은 이같은 미국의 체제보장안의 신뢰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2차 세계대전 이전 맺었던 독·소 불가침조약이 휴지조각이 됐듯이 핵불능화는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반면, 미국의 불가침 약속 등은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는 초반 독대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두 정상 모두 그동안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직접 얼굴을 맞대는 독대에서 통 큰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이길동기자=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입구에서 경찰들이 철통 경비를 서고 있다.2018.0611 |
◆ 북미정상회담 일정 하루에 마무리 혹은 기한 연장
트럼프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 회담 성공하면 연장될 수도
북미정상회담이 이날 하루에 끝날지 혹은 하루를 넘길지도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당일에 끝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상회담이 당일 저녁까지 마무리될 예정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공동성명이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싱가포르에 출발하기 전 주요7개국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데 얼마나 걸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싱가포르에 얼마나 머무를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루, 이틀, 사흘.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성공을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체류 기간을 연장해 과거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대화'와 같은 이벤트를 만들 수도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