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아직은 '클레이코트 황제'를 보낼 때가 아니다.
라파엘 나달(32·스페인)이 은퇴 시기와 관련해 "현재를 즐기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나달은 10일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개인 통산 11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이다. 이미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또 한 번 달성한 그랜드슬램 우승에 본인 역시 놀랐다. 그는 스페인 스포츠매체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이 나이면 은퇴도 하고 가정도 있을 때"라고 말했다.
프랑스오픈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라파엘 나달이 지난 10일 우승 트로피를 끌어안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직 코트에서 그를 당할 자는 없다. 나달은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다. 그는 테니스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로저 페더러(36·스위스)에게도 경의를 표했다. '노장' 페더러는 세계랭킹 2위다.
지난 2016년 두 사람이 나란히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때만 해도 이들 커리어는 끝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테니스 황제들은 보란 듯이 돌아왔다. 지난 18개월간 6개 메이저대회 트로피는 이들 듀오가 쓸어갔다.
2017년 호주오픈 결승전에서 페더러가 나달을 꺾고 우승했을 땐 전 세계가 놀랐다. 스위스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페더러의 우승으로 스위스는 5년 만에 그랜드슬램 가뭄을 씻었다.
트로피를 놓친 나달은 스스로 그의 전성기가 막 내렸다고 여겼다. 2015년 이후 줄곧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나는 그랜드슬램에서 2년간 우승하지 못했고, 페더러는 2012년 이후 우승기록이 전무했기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땐 우리 둘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다. 오랜 시간 우승을 하지 못하면 다시 그렇게 잘할 수 있을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기에 더 놀랐다"고 설명했다.
나달은 2018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17회 우승을 달성했다. 그랜드슬램 우승 20회 기록을 쓴 페더러를 바짝 좇고 있다.
다만 나달은 페더러를 따라잡겠다는 압박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는 "물론 페더러처럼 20개, 혹은 그 이상의 타이틀도 가지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내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있는 건 아니다. 17개도 어마어마한 숫자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나달은 다음 경기에 관해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다음 우승은 지금 생각할 수 없다. 그것까지 생각하면 미칠 거다. 누군가 더 좋은 성적을 가지고 있다고 나 스스로를 미치도록 몰아붙일 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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