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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주최 여성 체스대회 히잡 착용 의무화 논란

기사등록 : 2018-06-1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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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 체스 그랜드마스터 소미야 스와미나탄 출전 거부 선언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인도 여성 체스 챔피언이 다음 달 이란 하마단에서 열리는 국제 체스대회 불참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도 출신 여성 체스 기사 소미야 스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은 이란에서 오는 7월 26일부터 열리는 국제 체스대회의 '히잡 착용 의무화' 규정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이번 대회를 기권하겠다고 밝혔다.

소미야 스와미나탄(29) 선수.[사진=소미야 스와미나탄 선수 공식 페이스북]

인도 여성 체스 순위 5위의 소미야 스와미나탄은 다음 달부터 방글라데시에서 열릴 '아시안 체스 챔피언십'(The Asian Chess Championship)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대회 개최국이 이란으로 변경되면서 경기 불참을 선언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슬람을 국교로 삼는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부터 이슬람 율법에 따라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히잡 착용 규정은 이란 여성들뿐 아니라 이란을 방문하는 비(非)이슬람교 외국인 여성들에게도 적용된다.

소미야 스와미나탄 선수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현 상황에서 이란에 가지 않는 것이 내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스포츠에서 종교적인 복장 착용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라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선수들의 인권과 복지가 중요시되지 않는 현 상황이 실망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스와미나탄 선수의 아버지는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선택에 매우 행복하다"라며 "아버지로서 딸이 중요한 대회에 불참하는 것은 매우 슬프지만 때로는 확고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라고 딸의 불참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현재 스와미나탄 선수의 대회 기권 선언은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스포츠 대회에서 이란의 히잡 착용 의무화 규정으로 인해 발생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란 여성 체스 기사인 도르사 데라크샤니(Dorsa Derakhshani)가 스페인 남단의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열린 국제 체스대회에서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가 국가대표팀에서 제명됐다. 도르사 데라크샤니는 이후 미국으로 귀화해 미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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