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 그룹의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 지분을 총수일가가 보유,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는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익편취나 부당지원 혐의가 있는 사례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사 제재할 것이다.”
취임 1년을 맞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날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거래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어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지배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돼야 한다”며 그룹 계열사로 있는 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을 지목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10대그룹간 정책간담회'에서 재벌갑질을 비판하며 기습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핌 DB사진] |
지난 5월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과의 만남에서도 총수일가는 그룹의 핵심회사 주식만 보유하되, 다른 비상장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방향을 거론한 바 있다.
주로 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의 분야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도입됐지만,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개한 ‘60대 대기업집단 소속 225개 계열사’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는 총 12조9542억원에 달한다. 즉,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계열사 중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의 내부거래가 지난해 13조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이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도입 이후 본격화된 2015년과 비교할 경우 1.5% 포인트 더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거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될 필요가 있다”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4촌, 6촌, 8촌 등은 지분매각이 어렵다면 가능하면 빨리 계열분리를 해야 한다. 독립적인 거래를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물론 이 부탁은 법으로 강제할 순 없다. 하지만 대기업 집단의 대주주 일가들이 비주력, 비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공정위 조사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총수일가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 지분을 모두 20% 이상으로 강화한다고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20%로 단일화한다고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고 저희들은 판단한다”며 “지분 보유 계열사가 핵심 사업영역에 해당된다면 지분 보유한다면 개발 성과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게 시장경제 원칙에 맞다. 그러나 그룹 핵심사업과는 관계없는 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는 너무나 우리 사회에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 그룹의 핵심 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에 총수일가가 다수 지분을 보유, 일감몰아주기가 이뤄지고 관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기반 상실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재계에서 충실하게 해주길 당부한다. 사익편취나 부당지원 혐의가 있는 사례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사 제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등 일감몰아주기에 관한 내부적 검토과정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사전검토를 통해 사익편취, 부당지원 혐의가 짙은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엄정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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