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12일에 예정됐던 회담 일정을 하루 앞당겨 달라고 보좌진들에게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일요일(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안절부절못하고 지루해하던 트럼프가 보좌진들에게 김정은과의 회담을 월요일(11일)로 하루 앞당길 것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며 이에 보좌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회담 일정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린 지금 여기 있다"며 "왜 그냥 하면 안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일요일 북미 고위급 실무회담이 긴장감 속에서 진행된 가운데 일부 보좌진은 여기에 트럼프의 성급함까지 더해지자 회담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새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초 계획을 유지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또 갑자기 회담 날짜를 월요일로 바꾸면 미국에 방영되는 생중계 시점도 일요일로 변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정상회담 TV 보도를 희생해야 할 수도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같은 일화는 급하게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의 본질을 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상 처음 개최된 북미회담을 둘러싼 화려함과 놀라움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이거나 실질적인 양보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공동합의문에 서명은 했지만, 합의문에 북한이 언제, 어떻게 핵무기를 공개하고 파괴하며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시간표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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