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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CIO 공백 ‘벌써 1년’...연말께 재공모 '솔솔'

기사등록 : 2018-06-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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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공모절차 시작 후 ‘여전히’ 수개월째 최종 3인 '검증중'
올 1분기 성과 곤두박질...국내외 해외주식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업계 “CIO 없으면 중요 딜 체결 못해...내부 인적관리도 중요한 업무”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전임인 강면욱 본부장이 전격 사퇴한 이후 1년 가까이 후임자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월 공모 절차를 시작해 지원자 16명이 지원했지만 이후 절차가 중단된 상태. 16명 중 3명의 이력서가 김성주 공단 이사장 책상에 놓였지만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렇다 보니 안팎에선 CIO 재공모설이 흘러나온다. 올 연말께 재공모가 진행될 것이라는 등 제법 구체적 ‘설(說)’까지 오간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김승현 기자>

20일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이사추천위원회에서 16명 중 3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해 현재 이사장이 인사 검증중인 상태”라고 답했다. 그 외 다양한 소문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CIO는 이사장이 최종 추천인과 계약서 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복지부 장관이 승인하면 이사장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현재 이사장이 3명 중 최종 1인을 복지부 장관에게 올리지 않거나 혹은 못하거나 하는 상태라는 의미다.

지난달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한 박능후 장관은 CIO 공모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듣기로 검증 과정이 진척이 안 되고 있다고 알고 있고 아직 임명 제청은 받지 못했다”며 “검증 과정이 더디게 진행돼 어떤 문제가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공모설에 대해선 “진행이 안되니 검증에 문제가 있어 재공모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걸로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위원회에 참석한 김성주 이사장도 같은 질문에 대해 “CIO관련 설(說)은 설에 그치는 거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검증하고 있다. 이거 딱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여러 분석들이 나온다. 최종 검증 과정에서 일부 결격 사유가 발견됐다거나 소위 ‘급’이 안 되서 임명이 어렵다는 말들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조심스럽게 결국 재공모 절차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추측이 이어지는 상황. 근거도 제법 구체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 후 소폭이나마 개각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바로 재공모에 들어가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는 점, 인사가 있는 연말께는 돼야 운용업계 대표급 인물들이 지원 가능하다는 점 등의 얘기들이 오간다”고 귀띔했다.

국민연금 최근 운용성과 <자료=국민연금>

또한 공모가 하염없이 늘어지자 국민연금이 CIO 무게감을 너무 가볍고 느긋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IO 인선이 지체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권한은 없고 책임만 무한한 국민연금 CIO'라는 걸 입증하는 반증이 아니겠냐”고 꼬집기도 했다.

국민연금 CIO가 1년 넘게 자리를 비운 사이 글로벌 투자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박스피를 뚫어내며 고공행진했던 코스피 시장은 남북미 정상회담, 선진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주도주 부재 속 변동폭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CIO가 건재한 여타 연기금, 공제회들은 미리 변동성 장세에 대응해, 지난해만 못하지만 올 상반기에도 선방했다.

하지만 지난해 7.26%의 수익률을 거뒀던 국민연금은 올 1분기 ‘-0.21%’라는 실망스런 숫자를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각각 25.88%, 10.62%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국내, 해외주식 투자는 올해 -0.84%, -1.11% 수준이다. 

자산운용 성과를 넘어 국내외 중요한 업무 협의나 딜 체결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권한 대행 체제로서는 국민연금과 파트너 모두 책임지고 사인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본 공적연금 CIO가 우리 국민연금과 전략적 제휴를 하기 위해 추진했던 미팅이 무산되고 CIO가 없거나 자주 바뀐다고 비판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투자 의사결정의 문제만도 아니다. 운용업계에서 보는 CIO의 중요한 또 다른 업무는 내부 인적 자원 관리. CIO가 없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올해 운용역 공개모집은 목표 인력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CIO는 “운용역들에게 CIO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라며 “우수한 운용역들을 채용하고 관리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리서치를 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CIO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고 전해왔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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