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전쟁 돌입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오프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비교적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일본 엔화와 미국 국채 등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로이터통신은 향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가장 타격을 입을 자산으로 호주달러와 자동차주를 꼽았다.
◆ 통화 시장에서는 ‘호주 달러’가 가장 위험
개방 경제 체제 하에서 세계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의 통화는 국제 무역과 관련해 다툼이나 분쟁이 일어날 경우 가장 위험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통신은 이러한 조건에 해당하는 것이 “호주 달러”라고 지적했다. 호주 달러는 이번 주 13개월 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호주에게 있어 중국은 최대 무역 상대이며 호주 달러는 세계 경제 성장과 매우 상관성이 높다. 같은 종류의 통화로서 캐나다 달러도 있다. 하지만 통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교섭 문제에 얽혀 있는 캐나다 달러보다 호주 달러가 세계 전체의 무역 동향을 살피는 단서로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수출 의존도가 크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기준이 되는 스웨덴 코로나화도 유로화에 대해 최근 3영업일간 2.5% 하락하며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글로벌 통화책임자 제임스 비니는 “세계 경제 성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통화는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 홍콩 달러 등의 아시아 통화도 같은 이유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 주식시장에는 단연 ‘자동차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유럽 펀드매니저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주에 대한 자금 분배가 사상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자동차 메이커에 수입 관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하면서 자동차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은 매년 미국에 500억달러 상당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 대미 수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BMW로 전 세계 판매대수의 20%를 미국 시장이 차지한다.
통신은 "대부분의 기업이 미국의 공장에서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 자동차에 보복 관세를 도입하는 경우에도 유럽 자동차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의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유럽 자동차주 지수는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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