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에서 통용되는 외화 중 절대 우위를 차지하던 달러화가 최근 중국 위안화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내륙 도시에서 중국 인민폐의 유통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평양 주민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 장군님, 원수님보다 더 위대한 존재라는 미 달러화의 지위가 중국 위안화에 점차 밀리고 있다”며 “일부 접경지역을 제외한 내륙 지방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미 달러화가 시간이 갈수록 중국 인민폐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아직은 평양시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외화는 미 달러화이지만 중국 인민폐의 유통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인민폐 유통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미 달러화에 비해 잔돈(소액권)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달러는 인민폐보다 액면 가치가 큰 데다 잔돈이 귀해 거스름돈을 줘야 할 때 시끄러운 일이 자주 발생한다”며 “이밖에도 오래 사용한 달러 지폐는 약간의 손상이 있어도 사람들이 받기를 거부해 달러화의 유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면 중국 인민폐는 어지간한 손상이 있어도 중국은행에서 새 지폐로 교환이 가능하므로 별 문제없이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예전에는 평양에 출장 갈 때마다 미 달러화를 준비해서 가야 했다”면서 “호텔 투숙비는 물론 외국인 식당 등에서 유로화나 미 달러화만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요즘은 미 달러에 대한 인민폐의 환율을 다소 불리하게 적용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인민폐로도 결제가 가능해졌다”며 “이제는 평양에 갈 때 미 달러화와 중국 인민폐를 함께 준비해 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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