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번 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이견을 딛고 증산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CNBC가 보도했다.
OPEC 회원국 에너지 장관들은 22일 이틀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향후 18개월 동안 러시아 등과 함께 원유 생산량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예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헤드쿼터[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들의 산유량 제한 정책으로 유가가 최근 3년반래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라 산유국들은 시장 과열을 막고자 산유량 제한을 다소 완화하자는 컨세서스를 마련하려 노력 중이다.
현재 증산 여력이 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산유량을 대폭 늘리자고 주장하는 반면, 이라크나 이란, 베네수엘라 등 증산 여력이 안 되는 국가들은 현재의 산유량 제한 정책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견에 올해 OPEC 회의에서 지난 2011년 6월과 같은 합의 실패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한때 고조됐다.
하지만 CNBC는 이날 석유 장관들과 애널리스트들이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코멘트들을 잇따라 내놓았다면서,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OPEC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다니엘 예르긴 IHS마르키트 부회장은 19일 이후 합의 가능성이 점차 커졌다면서 “새로운 증산 합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19일만 하더라도 합의 가능성에 회의적 모습이었지만 이날 저녁에는 OPEC 산유량 수준에 대해 “아주 좋은 기분”이라면서 긍정으로 선회했다. 그는 이란이 완만한 수준의 증산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RBC캐피탈마켓츠 글로벌 상품전략 대표 헬리마 크로프트는 잔가네 장관 발언을 언급하면서 “전날보다 톤이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면서 “오늘 밤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앙 상황에서 해피 엔딩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크로프트는 이러한 분위기 반전에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의 설득 작업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팔리 장관은 당초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OPEC 회원국들과 양자 회동을 갖고 합의 중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OPEC 소식통들과 오만 석유장관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OPEC이 산유량 목표 초과달성 문제를 해결할 것 같다고 밝혔는데, 통신은 기존 합의 내용은 그대로 놔둔 채 사우디와 같은 국가들이 쿼터를 초과 달성하지 않도록 일부 산유국에 대해 소폭 증산을 허용하는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