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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이슈] LG디스플레이, 바닥 밑 지하실?...커지는 비관론

기사등록 : 2018-06-2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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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패널가격 급락으로 실적 전망 ‘먹구름’
26일 장중 1만8000원 붕괴...추가 하락 가능성↑
야심차게 준비한 中 OLED 공장 승인도 늦어져
일각선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LG디스플레이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LCD 업황 특성상 주기별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일이 흔하지만 최근 낙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을 연상시킨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55%) 오른 1만83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전날 250일 최저가인 1만7750원까지 빠진 후 반등에 성공하며 가까스로 저지선을 확보한 상황.

LG디스플레이 최근 10년간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만약 LG디스플레이 주가가 1만7000원 밑으로 밀려나면 지난 2008년 이후 꼭 10년 만이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증시마저 덮치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급락했고, LG디스플레이도 사상 최저치인 1만4400원을 터치했다.

반면 최근 주가 조정은 업황 내 패러다임 변화와 자체적인 재무구조 악화가 겹쳐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일하게 대형과 중소형 LCD, OLED 패널을 모두 양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중국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BOE, CSOT 등 중국업체들이 증설을 본격화하면서 LCD 부문의 ‘치킨게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LCD 패널 가격은 올 초 대비 20% 가량 떨어졌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65인치 패널 원가판매를 선언하는 등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중국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불붙은 결과다. LG디스플레이가 가진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중국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1분기 98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는 적자 폭이 3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1조536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 하락이 심화되며 LCD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CD 업황의 반등 내지 안정화 없이는 실적 반등도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CD 대신 차세대 먹거리로 선택한 OLED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를 OLED 허브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흑자전환 시기가 최소 3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개선 시기가 더욱 불투명해진 상태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광저우 신공장에 대한 심사를 지연시키면서 LG디스플레이에 기술이전을 요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 급락으로 OLED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연구개발비와 감가상각비 증가로 적어도 2~3년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LCD 판가가 하락할수록 OLED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이 2만2000원을 제시한 가운데 KB증권, 하이투자증권(이상 2만3000원), 유진투자증권(2만4000원), 한국투자증권(2만9000원) 등이 투자 리포트를 통해 목표주가를 낮췄다.

일각에서는 주가 조정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부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회사를 둘러싼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만큼 과거 금융위기 시절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적자 확대로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고, 다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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