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용민 황선중 기자 = 수백억원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9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서 소환 조사를 받은 지 9개월만에 다시 수사기관의 포토라인에 선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25분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 남부지검에 도착한 조 회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죄송하고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 일가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탈루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 등 4남매가 창업주이자 선친인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아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2년 숨진 조 전 회장은 프랑스와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 부동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이미 지난 25일 조 회장의 두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26일에는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조 회장 4남매 가운데 외국에 체류 중인 장녀 조현숙씨를 제외한 전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검찰은 아울러 조 회장 일가가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가로채기'를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규모는 200억원대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조 회장 일가는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전 이사장은 무려 다섯 번이나 '포토라인'에 섰다. 수행기사·가사도우미 등에 대한 갑질과 폭행부터 출입국관리법 위반까지 혐의도 다양하다.
첫째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밀수·탈세 혐의를,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상 이 상황을 촉발시킨 조 전 전무는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돼 기소를 앞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의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6.28 deepblu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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