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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이게 진짜 위로다, '변산'

기사등록 : 2018-06-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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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재' 이준익 감독이 바라본 청춘
박정민·김고은 '완성형' 연기…내달 4일 개봉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어머니가 생을 마감한 후 학수(박정민)는 곧바로 고향을 떠난다. 지긋지긋한 그곳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다. 생계를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꿈을 위해 도전한 ‘쇼미더머니’에서는 여섯 번째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그즈음 꼼수 가득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고등학교 동창 선미(김고은)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찾게 된 고향, 학수는 그곳에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 흑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옛 친구들과 마주한다.

영화 '변산'에서 수준급 랩실력을 뽐낸 배우 박정민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준익 감독은 아재다. 때때로 꼰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좋은’ 아재이자 꼰대다.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법은 있어도 강요하는 법은 없다. 더 살았다고 아는 척하지 않고 덜 살았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현 청춘의 전부를 알지는 못해도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방법은 안다.  

영화 ‘변산’에는 그런 이 감독의 시선과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좋다’와 ‘아재’(혹은 꼰대)처럼 공존할 수 없을 듯했던 것들이 이 감독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스웨그 넘치는 랩과 촌스러운 고향 정서, 철없는 청춘과 답답한 꼰대. 이들이 융화되는 과정이 쌓여 이야기를 만들고 웃음과 위로를 건넨다. 

신선한 지점은 역할의 전환이다. 사실 ‘변산’에도 책에 나올 법한, 잔뜩 힘이 들어간 대사가 많다. 그러나 ‘꼰대’가 아닌 ‘청춘’의 입을 빌려 말한다. 주로 선미, 김고은의 롤이다. 그러니 거부감이 없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정확하게 꽂힌다. 시나리오를 쓴 김세겸 작가의 영리함이다. 

영화 '변산'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고은(왼쪽)과 박정민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배우들의 연기는 완성형이다. 학수 역의 박정민은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다. 무대 위에서는 고된 청춘을 랩하고 무대 아래에서는 그 내면을 토해낸다. 매 작품 그래왔듯 박정민의 다음, 또 다른 얼굴을 기대하게 만든다. 선미를 맡은 김고은은 놀랍다. 특히 능수능란한 생활 연기가 압권이다.

이외에도 고준(용대 역), 신현빈(미경 역), 김준한(원준 역) 등 수많은 배우가 제 자리에서 역할을 다한다. 이 감독의 영화답게 모두가 주연 이상의 가치를 해낸다. 7월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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