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미국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을 요청함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이란을 대신해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해 줄 다른 도입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도입 비용이 증가할 우려도 있다.
원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수입량은 1억4787만 배럴로, 전체 원유수입량(11억1817만 배럴)의 1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산 수입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3억1922만 배럴)와 쿠웨이트(1억6037만 배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일단 정유업계는 이란산 원유 수입길이 막힐 경우 해당 물량만큼을 미국이나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에서 수급할 계획이다. 도입선을 다변화 해 상황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 현재 국내 업체 중에는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이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을 제외한 다른 중동 국가들이나 아프리카, 미국산 원유 도입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지속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정부와 협조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산 원유가 국제시장에 풀리지 않을 경우 전체 공급량이 줄어 유가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상 감산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미국이 동맹국에 이란 원유를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마자 재빠르게 상승했다. 공급 감소에 대한 공포감이 즉시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2~3주간의 시차를 두고 국내유가에 반영된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막히면 정유사들은 해당 물량을 다른 산유국에서 수급해야 하는 애로에 직면한다"면서 "이란산 원유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많이 들여왔었는데 도입선을 바꾸면 비용이 증가해 원가경쟁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란산 원유 중 상당부분이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여서 석유화학업계에서 쓰는 나프타 생산에 많이 쓰인다"며 "콘덴세이트 가격이 오르면 석화업계의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정부는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란산 원유의 수입이 중단될 경우 우려되는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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