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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멕시코 축제 퍼레이드 러시아에서?..."레닌 성지에선 안돼"

기사등록 : 2018-07-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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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멕시코 축구 팬들이 러시아 공산당 반대에 부딪쳐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예정된 '죽은 자들의 날' 기념 퍼레이드를 취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공산당은 행사 장소가 공산당 창시자 블리디미르 레닌의 "신성한" 무덤과 가깝다는 이유로 퍼레이드를 반대했다.

러시아 공산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기념 행진 대신 소규모 축제로 '죽은 자들의 날' 행사를 마무리 한 멕시코 축구 팬들.[사진=로이터 뉴스핌]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 최대 명절이다. 멕시코인들은 이날이 되면 망자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이승으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찾은 멕시코 원정 응원단은 당초 자국 최대 축제를 러시아에서 치를 계획이었다. 실제 축제 기간은 10월 말이나 멕시코(피파랭킹 15위) 16강 진출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멕시코는 F조 조별리그 예선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계획은 행사 당일 무산됐다. 행사 주최자라고 밝힌 제보자는 로이터에 "행사 당일 오후에 정부 당국으로부터 거리 행진 및 실내 행사를 모두 취소하란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퍼레이드 코스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멕시코 응원단은 모스크바 붉은광장까지 행진하며 퍼레이드를 열 예정이었으나 '붉은 광장'은 러시아 공산당이 신성시 여기는 곳이다.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 앞 붉은광장에는 대리석 묘 아래 방부처리된 레닌의 시신이 보관돼 있다. 레닌 외에도 크렘린 벽 묘지엔 소비에트 연방 시절 지도자들이 안치돼 있다.

공산당은 내무부에 러시아 애국자와 격렬한 충돌이 일어날 소지가 있어 멕시코 축구 팬들의 행진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말린코비치 러시아 공산당 대표는 "우리가 왜 해골 따위를 성지로 들여야 하냐"고 반문하며 멕시코 응원단의 퍼레이드 계획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멕시코 응원단은 퍼레이드 대신 축구 팬 수백명이 모인 자체 행사로 마무리했다. 

멕시코는 2일 브라질(피파랭킹 2위)과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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