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실리콘밸리는 누구라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현대판 유토피아다. 단, 여성은 예외다. 신간 '브로토피아'는 실리콘밸리 내 남성 중심의 일그러진 성(性)문화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브로토피아 [사진=와이즈베리] |
와이즈베리가 새롭게 출간한 '브로토피아'(BROTOPIA)'(저자 에밀리 창)는 블룸버그 TV 진행자이자 기자인 에밀리 창이 그동안 속으로 곪아왔던 실리콘밸리 내의 성폭력과 성차별, 섹스파티에 대한 통렬한 폭로와 함께 '실리콘 천장'의 높은 장벽과 그 구조적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책 제목인 '브로토피아'는 '남성, 형제 등을 뜻하는 브로 문화(Bro culture)'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 남성 우월주의로 점철된 실리콘밸리를 규정한 단어다.
책을 통해 드러난 실리콘밸리의 민낯은 다소 충격적이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성차별과 성추행이 만연하고, 온탕에 몸을 담근 채 투자회의를 하며 섹스 파티에서 인맥을 쌓는다. 실제 여론조사기관인 엘리펀드가 실리콘밸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성추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실리콘밸리의 뿌리 깊은 '브로 문화' 속에서 여성들은 침묵을 강요받았다. 신고는 무용지물이었고, 역으로 실직이나 경력 단절을 경험해야 했다. 또 여성의 승진, 임금 인상의 기회도 제한받았다.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 유튜브 CEO 수전 워치츠키 등 소위 '실리콘 천장'을 뚫어낸 여성 리더들의 인터뷰가 현실성과 설득력을 더한다.
저자 에밀리창은 이런 성차별적 온상은 기술 산업이 어떻게 여성을 다루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여성의 불합리함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다 평등한 세상을 위해 자신의 세 아들에게 책을 바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지금 행동해야 할 때임을 분명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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