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흥국 채권시장이 개점휴업 상태다. 발행 규모가 기록적인 저점을 찍은 것.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이어 중국까지 자산 가격 급락을 연출하는 데다 무역전쟁과 달러 상승이 신흥국 채권시장을 마비시켜다는 분석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 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6월 신흥국 정부와 기업의 채권 발행액이 150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5년 말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2분기 발행액 역시 1327억달러로 3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통 시장도 ‘팔자’에 시달리면서 커다란 손실을 냈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신흥국 채권 지수는 2분기 3.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신흥국 채권 발행액이 177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상황 급변이 시선을 끌 만 하다는 평가다.
투자 심리가 급랭한 데 따라 해당 지역의 정부와 기업들 사이에 채권 발행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꼬리를 물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란드의 부동산 업체 에코 폴스카 프로퍼티스가 4억유로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을 접었고, 체코의 아트리움 유러피언 리얼 에스테이트와 가나의 비보 에너지가 각각 3억유로와 4억달러의 채권 발행을 보류했다.
세르비아의 애그리 유럽 역시 유로 표시 채권 발행을 저울질했으나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하는 것은 올해 대규모 만기 물량이다. JP모간에 따르면 올해 만기 도래하는 이머징마켓의 채권 규모가 9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역시 1010억달러의 물량을 차환 발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달러와 미국 금리 상승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투자 심리 급랭에 따른 매도 공세가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협박이 현실로 전개된 만큼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와 유동성 흐름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JP모간의 스테판 윌러 신흥국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신용시장의 자금 흐름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리스크가 낮은 자산으로 자금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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