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발암물질이 발견된 중국산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의 판매가 중지되면서, 해당 제약사들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19개 품목 중 91개 품목의 판매 중단 조치는 해제됐지만, 아직 128개 제품 판매 중단은 계속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7일 중국 '제지앙 화하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82개사의 219개 품목의 판매 및 제조를 잠정 중지했다.
식약처는 이후 현장 조사에 착수해 해당 원료가 실제로 사용됐는지 확인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문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지 않은 품목 91개에 대해 판매 및 제조 중단 조치를 해제했다.
◆ 판매중지 고혈압약, 원외 처방액 규모 414억원 달해
[사진=로이터] |
이번 조치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은 약 4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볼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판매 중지된 128개 항목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414억원이다. 원내처방액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 중단 조치를 받은 제약사들은 삼익제약, 셀트리온제약, 한국콜마, 동구바이오제약 등 대부분 중견·중소 제약사들이다.
이 중 지난해 기준으로 판매액이 가장 큰 제품은 한국콜마 '하이포지'다.
다만 이번 판매중단 조치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판매 중단된 한국콜마의 하이포지의 경우 제품의 97.4%에 인도산 발사르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산 발사르탄의 경우 물량 부족을 대비해 올해 처음으로 사용됐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하이포지 제품의 2.6%만이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했다"며 "문제가 된 제품들은 이미 전부 수거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판매액이 큰 제품은 삼익제약의 카덴자로 지난해 33억381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바이넥스의 '코넥스'(17억5103만원), 광동제약의 '엑스브이'(15억7198만원 '메가포지'(14억4553만원), 동광제약의 '발탄플러스'(14억1125만원), 구주제약의 '씨알비'(13억326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 식약처 대규모 품목 판매중지 처분에 업계 '발 동동'
일부 제품들의 판매 중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해당 제약사들은 한시름 덜었지만, 식약처의 이번 대응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동안 몇 개 품목들의 판매 중지가 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200개가 넘는 품목들이 한꺼번에 판매 중지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발암물질 사용 의심 업체로 거론되면 사람들 인식에 남게 된다"며 "대규모 판매 중지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아직 판매 중지가 풀리지 않은 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단 약품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 다른 제품으로 처방이 변경되고, 이를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판매중지는 제약사 매출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지=식품의약품안전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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