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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큰 사이즈 맞아요?"…1회용컵 규제 현장 마찰 ↑

기사등록 : 2018-07-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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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컵 신뢰 안가" "일회용 금지 금시초문"
카페 직원·점주도 제도 시행 관련 고충 토로
대형 커피전문점, 친환경 제도 속속 도입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플라스틱 줄이기 바람이 거세다. 서울시와 지자체는 다음 달부터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점검,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장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면서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일부 카페에서는 매장 이용 고객에겐 무조건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시행하는 일회용컵 규제를 의식해 미리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불편을 제기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 의무 사용, 준비된 컵은 한 가지 크기 밖에

소비자들은 잠시라도 매장을 이용하면 무조건 머그잔을 사용해야 하고, 또 사이즈마다 양이 다른데 매장에서 제공하는 머그컵은 크기가 동일하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시내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컵이 사용되고 있다.(참고사진) 2018.05.11 leehs@newspim.com

20대 대학생 A씨는 최근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했다. 중간 사이즈 음료를 주문하고 마시고 간다고 하자 머그컵에 담아줬다. 하지만 바로 일이 생겨 음료를 일회용잔에 옮겨달라고 했다. A씨는 "직원이 일회용잔에 음료를 옮겨 담았는데 양이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머그컵이 작아 보이긴 했지만 실제로 차이를 확인하고 나니 왠지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자 불편 사항은 적지 않다. 직장인 B씨는 "점심 시간에 잠깐 매장에 앉아 있는데도 머그잔을 쓰라고 하니 불편했다"면서 "남은 음료를 담아가기도 애매해 결국 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오후에 사무실에서 마실 수 있었을텐데 아까웠다"고 강조했다. 

다른 직장인 C씨는 "바쁜 시간대에도 머그컵을 제대로 세척해서 주고 있는건지 의문스럽다"면서 "일회용 잔은 사이즈 별로 세가지가 구비되어 있는데, 머그잔은 매장에 한 사이즈만 있더라. 손해보는 거 같아서 굳이 큰 사이즈를 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짜증내는 손님에 매장 직원·점주 '곤혹'

그러나 매장 직원들은 점주 운영방침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일하는 한 카페 직원은 "머그컵 이용을 권장하라는 점주 지시에 따라 일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짜증을 내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며 "점심 시간대엔 머그컵 세척 때문에 직원들도 정신이 없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는 "일회용품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점주들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부족한 머그잔을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고 특정 시간에는 설거지가 밀려서 아르바이트생이 부족한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제적인 시행보다는 당분간 국가적 캠페인을 통해 인식 변화를 이루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동네상권에는 치킨집보다도 카페가 많은 상황인데 이번 변화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일회용컵 사용금지와 관련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부터 매장 내에선 일회용컵 사용이 안 된다는 정부 방침을 처음 들었다는 것. 게다가 여전히 매장 10곳 중 5~6곳은 무조건 일회용컵에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 대형 전문점, 친환경 제도 도입 중

종이 빨대 샘플 이미지 [사진=스타벅스]

한편 대형 커피전문전들은 친환경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고 비닐 포장재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전국 매장에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포장을 위해 사용했던 에어캡(뽁뽁이)이나 비닐 포장재도 종이 포장재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개인 머그컵 사용 고객에게는 혜택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개인컵 이용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인 이디야는 최근 점주들에게 매장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머그컵 10여개씩을 전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회용품 줄이기에 대한 취지는 전국민들이 공감하는 사안일 것"이라며 "현재 과도기를 거치고 있지만 대형 업체들이 선도적으로 나서면서 차츰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bom2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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