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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한달] 日, 6.12북미회담 편승기회 놓쳐...납치문제 장기화

기사등록 : 2018-07-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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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의 진전 없자 북일회담 기대 사그라져
장기전 각오하고 끈질기게 교섭한다는 방침은 불변
북에선 "김 위원장, 납치 조사결과 일본에 설명 지시" 설도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난 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조기에 북일정상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일본만이 소외되고 있다는 이른바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에 편승해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이 열린지 한 달,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일정상회담 조기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한 달 전 북미정상회담 직후에는 8월 또는 9월 회담 성사 관측도 제기됐지만, 지금은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북미 간 비핵화 교섭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지난 9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두 달 내 무언가 이루어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은 갖고 있지 않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끈질기게 교섭해 나갈 것”이라며 북일정상회담이 가을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6~7일 폼페이오 방북 후 분위기 급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했을 때 일본 정부 내에서는 적극적으로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한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됐던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의 만남에 대해 외무성 간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변에서도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찬스다”라며 북일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 스스로도 “상호 불신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외교를 시작해야 한다.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최후에는 내가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 앉아 북일정상회담을 해야만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 것은 북미 고위급 실무회담을 위해 지난 6~7일 북한을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이다. 북한은 실무회담 후 미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강도와 같은 비핵화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이에 대해 “북미 간 협의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북미 간 협의와 관계없이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북미 간 협의가 진전되지 않으면 북일 간 회담도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 방문을 마치고 일본을 방문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 일본 도쿄 총리공관에서 방북 결과 설명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은, 납치 조사결과 일본에 설명 지시?

한편, 일본 내 분위기와는 반대로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2014년 스톡홀름 합의에 근거한) 조사 결과를 다시 일본 측에 설명하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통신에 따르면 12일 한국의 납치피해자 가족모임인 ‘납북자가족회’ 최성룡 대표는 “이 같은 정보를 평양의 소식통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통신과의 전화 취재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후 이와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언제 누구에게 지시를 내렸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일본과의 교섭 담당자에게 지시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한은 납치 문제에 대해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지난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 문제를 제기했을 때 김 위원장은 이와 같은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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