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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GS 주유소 택배사업 가시화...최태원표 '홈픽' 성과

기사등록 : 2018-07-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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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GS칼텍스, 주유소 물류 허브화 추진

[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택배 수거하러 왔습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 안. 택배를 수거하기 위해 '홈픽(Homepick)' 피커(기사)가 찾아왔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택배 배송 서비스를 신청한 지 20분 만이었다.

홈픽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함께 지난 6월 시작한 개인간 거래(C2C) 택배 서비스다. 양사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택배 집화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홈픽 홈페이지, 네이버, 카카오톡 등을 통해 택배를 접수하면서 픽업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따로 시간을 설정하지 않는 경우 접수 후 한 시간 이내에 피커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해간다. 이렇게 받아온 택배들은 동네 SK에너지나 GS칼텍스 주유소로 모인다.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에 위치한 '홈픽' 택배물품보관소 [사진=조아영 기자]

현재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 자산 공유 인프라 구상'의 첫 번째 프로젝트 차원에서 전국 3600개 주유소를 택배 등 물류 거점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국내 1위 택배 기업인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유소에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정유업계 '라이벌' GS칼텍스와도 5대5 서비스 비율로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당시 SK 추진하는 '공유 인프라' 관련 사업에 경쟁자인 GS칼텍스가 참여키로 한 것에 대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최태원 SK회장은 지난달 20일 시카고포럼 기조연설에서 "주유소 공유 인프라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경쟁자인 GS칼텍스에서 찾아와 물류 인프라 협력에 동의했다"며 GS칼텍스의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홈픽에는 정유사는 물론이고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유 인프라를 갖춘 기업은 어디든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 주유소에는 홈픽 택배물품보관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서너 평 남짓한 보관소 내부에는 업무용 컴퓨터 한대와 한 쪽에 택배 상자가 쌓여 있었다. 어림잡아 스무 개는 정도 되는 상자들은 홈픽 피커가 수거해 온 택배들이었다.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소형 상자부터 언뜻 봐도 무거워보이는 대형 상자까지 다양하다. 크기와 무게는 제각각이지만 택배 이용 요금은 5500원으로 동일하다. 

방금 고객에게서 배송 물품을 받아 온 한 홈픽 피커는 컴퓨터 앞에 앉아 운송장을 출력했다. 피커는 택배 상자에 운송장을 붙인 후, 지정 장소인 선반에 상자를 올려두었다. 이렇게 모인 물품들은 CJ대한통운 기사가 수거한 후 고객에게 배송된다.

홈픽 피커(기사)가 운송장을 붙인 택배 물품을 들고 있다. [사진=조아영 기자]

배송 주문을 받고 택배를 수거하는 '픽업' 서비스는 스타트업 기업 '줌마'에서 담당한다. 줌마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제공한 주유소 네트워크를 일정액의 사용료를 내고 택배 집하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김영민 줌마 대표는 "고객과 가까이 있고 누구나 위치 파악이 쉬우며 차량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주유소"라며 "곳곳에 있기 때문에 집화 기준 구역을 반경 3㎞로 설정할 수 있었다"고 집하 거점으로서 주유소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명희 SK에너지 네트워크사업개발팀 팀장은 "주유소는 평균 월 수익이 250만~300만원 수준으로, 매년 수백 개의 주유소가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홈픽은 주유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홈픽 사업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지난 4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확산을 목표로 협력 관계를 맺으며 시작됐다. 양사는 주유소 자산 협력 외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하며, 주유소 물류 허브화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 팀장은 "C2C(개인대 개인) 택배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집화 서비스를 선보여 주유소를 로컬 물류 허브로 만들겠다"며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며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홈픽은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 달부터 전국 600여개 거점을 활용해 서비스를 확대하며, 기사 실시간 위치 확인 기능 등을 추가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likey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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