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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소상공인 분노에 '최저임금 1만원' 속도조절

기사등록 : 2018-07-1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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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철회
5개월 연속 고용 쇼크 등 부작용 의식 분석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 반발도 부담
J노믹스 전반 속도조절 주목

[세종=뉴스핌] 김홍군 기자 =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콘텐츠인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에 나섰다. 고용쇼크 등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목표를 철회한 것이다. 최저임금의 직접 당사자인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센 점도 속도조절의 배경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면서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약속했던 최저임금 일정에 맞춰 계속적으로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7530원)보다 10.9%(820원)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16.4%)에 이어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지만,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내년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19.7%(1650원) 인상에 합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최저임금 공약 달성이 어려워졌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고용 상황,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가능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목표달성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뜻도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부 연령층, 일부 업종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되는 조짐이 있고, 사업자의 부담능력을 감안할 때 앞으로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논의 초기단계에서부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급격한 인상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실제, 시장에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2712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최저임금 적용 초기인 지난 1월 33만4000명이던 취업자 증가규모는 이후 5개월간 월 평균 14만2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쇼크가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 목표인 32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실적이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이후 최저인 7만2000명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청년 실업률도 6월 일시적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10%를 상회하는 등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쇼크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지만, 제조업 부진 등과 겹치며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소상공인들의 반발도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선 배경이다.

소상공인들을 대표하는 편의점주들은 내년 최저임금 의결 직후 한 때 불복종 운동을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이번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불발된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각종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중이다.

다만,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만을 의식해 재정을 과도하게 투입하는 등 땜질식 처방에는 부정적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내년도 일자리안정자금은 3조원을 초과해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부정적이고 국회에서 나온 의견 대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운용의 묘를 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가격에 정부 재정을 통한 개입은 최소화하거나 일단 그와 같은 정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기간내에 연착륙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국편의점점주협회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팻말을 들고 최저임금 동결 및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일각에서는 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포기하면서 J노믹스 주요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저임금 속도조절은 청와대와 정부가 급격한 정책추진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이를 수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또다른 정책과제들에 대해서도 목표수정 등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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