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전쟁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파열음을 내는 가운데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에 두터운 신뢰를 보여 주목된다.
뉴욕증시와 달러화의 상대적인 강세와 더불어 무역전쟁 충격에서 미국 경제가 유리한 위치라는 해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대비 글로벌 하이일드 본드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최근 50bp(1bp=0.01%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2년 이후 16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정크본드에 대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무역 마찰이 수면 위로 부상했던 지난 2월 이후 미국 정크본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미국의 투기등급 채권보다 그 밖에 다른 지역의 채권에 더욱 커다란 충격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2조4000억달러 규모의 하이일드 달러채 시장의 움직임은 미국 경제 성장률과 기업 실적, 주가 등 다른 지표의 상대적인 호조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월가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크리스 이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및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기업 디폴트율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을 이루는 데다 경제 성장률이 1분기 2.0%에서 4.0%로 뛸 전망이다.
이른바 ‘출구’를 찾지 못하는 일본은행(BOJ)이나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제시한 유럽중앙은행(ECB)과 달리 매파 기조를 취하는 연준의 움직임도 주요국들 사이에 실물경기의 온도 차이를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관세 전면전에 따른 충격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미국과 그 밖에 주요국들 사이에 디커플링이 전개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제롬 레비 포캐스팅 센터의 스리니바스 티루바단타이 리서치 이사는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을 보이는 반면 지구촌 나머지 지역이 후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가 구루들 사이에 2019년 말 이후 미국 경제의 침체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현 시점의 디커플링이 영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 밖에 미국 정크본드의 상대적인 강세에 대해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효과에 대한 기대가 깔린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역발상 경고도 나왔다. 무역전쟁 리스크가 뒤늦게 반영되면서 미국 채권시장에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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