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앞두고 관련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편의점 의약품을 찾는 수요가 갈수록 늘어 제약사 매출이 많이 증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의약품의 품목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 편의점 공급 일반약, 연평균 20% 성장 ‘껑충’
지난 2012년 11월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도입된 뒤 약국이 문을 닫은 이후에도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종류의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연도별 안전상비의약품 공급현황 (2016년 기준). [출처=심사평가원] |
품목은 타이레놀정(한국얀센) 500㎎, 타이레놀정 160㎎, 어린이타이에놀무색소현탁액,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 어린이부루펜시럽(삼일제약), 판콜에이내복액(동화약품), 판피린티정(동아제약), 베아제정과 닥터베아제정(대웅제약), 훼스탈골드정과 훼스탈플러스정(한독), 제일쿨파프(제일약품), 신신파스아렉스(신신제약) 등 총 13개다.
이와 함께 박카스D(동아제약), 활명수(동화약품), 마데카솔연고(동국제약) 등 정장제와 연고 크림제, 드링크류, 건위소화제, 파스 등 48개의 ‘의약외품’ 품목은 상비약보다 1년 먼저 슈퍼마켓 판매가 허용됐다.
이들 편의점 의약품의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 공급액은 2013년 154억 3900만원, 2014년 199억 2700만원, 2015년 239억 1000만원, 2016년 284억 8200만원으로 연평균 20% 증가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품목별 공급액 1위는 총 306억 2800만원을 공급한 타이레놀 500mg이 차지했다. 뒤이어 판콜에이내복액(158억 5100만원), 판피린티정(94억 9100만원), 신신파스아렉스(80억)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카스’는 슈퍼 유통이 시작된 이후 최고 매출액을 경신해 이목이 집중됐다.
1961년 출시 이후 자양강장제 시장의 강자였던 박카스는 2000년대 초반 강력한 라이벌 광동제약 ‘비타500’이 등장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실제로 박카스는 지난 2004년 1520억원 매출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2005년 1255억, 2006년 1178억, 2007년 1125억원, 2008년 1187억, 2009년 1165억, 2010년 1282억을 기록하며 예전 매출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소매점 판매가 가능해진 2011년 1501억원, 2012년 1709억원, 2013년 1792억원, 2014년 1865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특히 2015년 제약회사 단일 제품 중 최초로 국내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5년 2010억원, 2016년 2123억원, 2017년 2135억원 등 3년 연속 2000억원 매출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사진=인터넷 카페 캡처] |
◆ 편의점에서 ‘겔포스’ 사는 시대 열릴까
이처럼 의약품의 편의점 판매는 제약회사 입장에선 단비 같은 존재다. 판매망을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보건복지부의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심의위원회’ 품목 선정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에서는 소화제 4개 품목 중 2개(훼스탈골드, 베아제)를 제외하고, 제산제인 겔포스(보령제약)와 지사제 스멕타(대웅제약)를 추가하는 방안이 다뤄질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공중보건약국 법제화 정부수용, 편의점 판매시간 제안 조건부 찬성 등의 내용도 포함된다.
겔포스와 스멕타가 편의점에서 판매될 경우 관련 제약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인터넷과 SNS상에서는 약국이 문을 닫은 뒤 지사제와 제산제를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지를 묻는 글이 수두룩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전 세계 의약품 안전을 보증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슈퍼 등에서 판매를 허용한 상비의약품 품목이 3만여개에 달한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비처방 의약품(Over The Counter drugs, OTC) 코너를 만들어 다양한 상비약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은 상비약이 2000여종이며, 이미 온라인에서 일반의약품 구입이 일상화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들 선진국과 비교해 1%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의약품 매출이 심야 시간대와 공휴일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고, 품목 확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은 상황”이라면서 “발사르탄 고혈압약 사태 때문에 안전상비약 심의위원회가 연기될 가능성을 일각에서 제기하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미뤄진 사안이라서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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