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미국인 절반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보인 '저자세 외교'에 대해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후 진행된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 과반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 보인 태도에 불만을 표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와 컨설팅 회사 입소스가 공동으로 시행한 이번 여론조사에는 유권자 1011명이 참여했다. 이중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는 각각 453명과 399명이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55%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러시아 관계를 잘못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14%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러 정상회담 관련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 대조적으로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무려 71%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대처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통신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저자세 외교' 파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이 아직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문제 삼지 않을뿐더러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가 왜 그래야(대선 개입) 하는 지 아무런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대한 미국의 수사는 미국에 재앙"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수사결과를 뒤집는 발언으로, 사태가 커지자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를 옹호했다 역풍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우리 정보당국의 결론을 존중한다"며 서둘러 사건 진화에 나섰다.
한편 통신은 비록 과반수가 넘는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