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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선제 공략”...금투업계, 베트남 이어 印尼 진출 ‘러시’

기사등록 : 2018-07-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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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 로컬 증권사 전략으로 현지 공략 박차
2008년 이후 동남아 거점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선택
미래에셋대우·NH 두각...잠재력 보고 시장 선점 노려
한투·신한금투도 완전 자회사 전환 등 전략 재정비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00년대 초 태동한 해외 진출 붐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풀 꺾였지만, 10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들이 진출한 지역이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지점 등을 꾸린 곳은 미국이나 영국, 홍콩 등 선진시장에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높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흥국 시장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높고, 실제로 가파른 발전이 진행 중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연평균 6.8% GDP 성장 중인 베트남

먼저 베트남은 연평균 6.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젊은 층 인구 비중이 노년층을 앞설 만큼 인구증가율도 가파르다.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이 같은 추세는 베트남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주가지수는 45% 급등해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크게 늘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국내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가 첫 손에 꼽힌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한 미래에셋대우는 과거 대우증권의 네트워크를 그대로 흡수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전세계 11개 현지법인에서 37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익(348억원)을 1분기 만에 뛰어넘는 성과였다.

미래에셋 베트남 법인은 2007년 12월 당시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종합 증권사로 설립됐다. 2차례 증자를 통해 현재는 현지 업계에서 총 납입 자본금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국채 중개 업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외국계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 자본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한국투자증권 또한 2010년 이후 꾸준히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선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베트남 현지 합작증권사 ‘키스 베트남(KIS Vietnam)’을 설립한 이후 증자와 흑자전환을 통해 10위권 증권사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에도 38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베트남 법인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 밖에 2009년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NH투자증권과 후발주자인 신한금융투자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현지법인의 완전 자회사 전환을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비록 초기 자본 투입으로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베트남의 경제성장 여력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활성화에 발맞춰 수익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구 2억6천만’ 인도네시아, 증권계좌 수는 0.2% 불과

또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인 인도네시아 역시 투자 매력이 크게 치솟은 ‘핫한’ 지역이다.

세계 4위권인 2억600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연평균 5%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거래 계좌 수는 전체 인구의 0.2%수준인 70만개에 그쳐 자본시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반면 외국인 거래 비중은 약 40%에 육박해 한국의 2배에 달할 만큼 지수의 흐름이 외국인 투자 동향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을 살펴봐도 상위 10개 증권사 대부분이 외국계 증권사가 차지했으며 현지 증권사는 국영 2곳에 불과하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난 2009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공략에 나선 NH투자증권은 위탁매매와 채권 중개, IB 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며 지난해에만 400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NH코린도증권’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현지 공략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법인 출자로 2013년 8월 설립된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은 고객서비스 확대를 통해 위탁매매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 결과 온라인 리테일 증권사로서 위상을 구축하는 한편 위탁매매 점유율 5위권에 진입하는 등 종합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2010년 6월 현지 증권사 동서증권을 인수한 뒤 2011년 6월 현지법인을 세워 위탁매매 영업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신한금융투자가 2016년,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현지 증권사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 공략을 본격화하는 등 국내 증권사 간 현지 영업 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시장의 경우 현지 법인이 충분히 자리잡았지만 신흥시장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며 “로컬 증권사로서 현지 공략에 나선 국내 증권사들에게는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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