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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 '유동성 발작' 거래 마비에 비명

기사등록 : 2018-07-2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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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역 회사채시장 매매 호가 스프레드 급상승, 회전율은 '뚝'
미국 독일 등 국채도 수요 둔화 우려에 수익률 급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채권시장의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머징마켓 정크본드부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까지 자금 경색이 날로 두드러지는 한편 거래 마비 증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번진 것.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2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마켓액세스에 따르면 신흥국과 아시아 및 유럽 회사채의 매매 호가 스프레드가 연초 이후 큰 폭으로 벌어졌다.

유동성과 거래 동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하는 스프레드는 남미 회사채 시장에서 연초 이후 40% 뛰었고, 유럽에서도 24%에 달하는 상승을 기록했다.

신흥국 회사채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매매 호가 스프레드가 50% 이상 치솟았고, 신흥국 국채시장의 스프레드 역시 70% 가까이 급등했다.

유동성 위축에 주요 채권시장의 회전율은 크게 하락했다. 국제결제은행(IIF)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특히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회사채의 회전율이 최근 0.15를 기록해 지난 2010년 약 0.6에서 크게 후퇴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축소 및 금리인상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 움직임이 채권시장 전반의 유동성 기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정치권 리스크와 아르헨티나에서 중국까지 신흥국의 정치, 경제적 혼란이 맞물리면서 마비 증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웰스 파고의 나다니엘 로젠바움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를 근간으로 형성됐던 채권시장의 유동성 기류가 점진적이지만 뚜렷하게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며 “유럽과 남미를 중심으로 유동성 공백이 가시화된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운용 자산 규모 10억달러를 웃도는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알베르토 갈로 매크로 신용 전략가는 이탈리아 채권을 매입했다가 현금화하는 데 평소보다 10배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또 거래 규모 1000만달러 이상의 채권 매매는 거래 상대방을 찾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이후 채권 유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지만 지난 5월 이후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상황은 날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준의 매파 정책 기조와 ECB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종료)’으로 인한 금리 상승 여건에 자산운용사들이 신용시장의 노출을 축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독일, 일본 국채 수익률이 최근 동반 상승한 것도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이날 2.95% 선에서 거래, 최근 4일 사이 12bp(1bp=0.01%포인트) 뛰었고, 독일 10년물 수익률도 0.4% 선을 뚫고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 세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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