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본은행(BOJ)이 지정한 수익률에서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채를 매입하는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23일 실시했다. BOJ의 초완화 통화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보도에 이날 오전 일본 국채 수익률(금리)가 급등한 까닭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6bp(1bp=0.01%포인트) 오른 0.09%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폭은 약 2년만에 최대다. 엔화 가치를 들어올리고 주가를 끌어내렸다. BOJ가 이날 오전 0.11% 고정금리에 10년물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통보하자 10년물 금리는 오름폭을 축소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BOJ가 통화 정책에 변화를 주게 되면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을 도입했던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 된다. 당시 BOJ는 마이너스(-)금리 부작용과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은행과 채권 트레이더들의 수익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에 BOJ 관료들은 이런 부작용을 더욱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아사히,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BOJ는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제로(0)' 부근으로 잡고 있으며 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한다고 판단될 때마다 고정금리에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지정가 오퍼레이션은 BOJ가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을 도입한 이후 다섯번째다. 실제 매입으로 이어진 경우는 작년 2월 딱 한 번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정책 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에는 장기 금리의 더욱 자연스러운 상승을 위해 수익률 곡선 통제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것과 BOJ의 일본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방식에 대한 운영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논의는 예비적이며 결과는 인플레이션 전망 수정치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BOJ 관료들이 통화 정책 정상화로 가는 방향에 대한 인상을 주지 않고 통화 정책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조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관료들은 "현재로서는 오는 31일 회의에서 수익률 곡선 통제나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지정가 오퍼레이션 실시 방침을 알리자 진정세를 되찾았던 국채 시장과 달리 일본 엔화는 상승폭을 다시 키웠다. 우리시각 오후 2시 10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뉴욕 종가보다 0.48% 하락한(엔화 강세) 110.93엔에 거래되고 있다. JP모간체이스의 사사키 토루 전략가는 "BOJ가 통화 정책을 수정해 10년물 금리의 상승을 허용하더라도 엔화 강세는 108~109엔선에 아마 막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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