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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회계감리 결과 '촉각'...금감원 "최대한 서두른다"

기사등록 : 2018-07-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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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여부 결론 노심초사
각 기업들, 임상 단계별 등 R&D 비용 처리 의견 각기 달라
금감원 "10곳 선정해 감리 중…삼바 결론 무관 연내 마무리"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회계 감리가 넉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증권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가 한창 뜨거운데다 이번 결과에 따라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회계 처리와 관련된 기준이 잡히는 만큼 안팎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뜨겁다.

금융감독원 회계기획감리실 관계자는 25일 "(바이오 기업의 R&D 비용 처리를) 계속 살피고 있는 중"이라며 "사안마다 좀 달라서, (아무튼)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월 12일 '2018년 회계감리업무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해 10곳의 대상 기업을 선정, 감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후 감리 시작 넉 달째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나오지 않고 있다.

증권사에서 기업공개(IPO)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인회계사는 "회계 감리가 시간이 좀 걸리긴 한다. 보통 3~4개월 잡는다"면서 "상장 기업들이라 시장에 미칠 영향이 워낙 클테니 금감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바이오 기업 전반의 회계 적정성 심사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 처리가 문제가 됐다.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개발 중인 기술의 실현 가능성'이나 '미래에 창출할 경제성' 등을 따져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근거로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다보니 바이오 기업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감리 대상 기업 선정에서 R&D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한 비중이 크거나, 자산 인식 시기를 지나치게 앞당긴 기업들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 등 회사 규모도 고려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중, 시가총액 등 감안했다는 얘기가) 크게 틀리진 않는다"며 "구체적으로 대상 기업에 대해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현재 시장에선 S사와 C사 등 10여곳을 감리 대상 기업으로 꼽고 있지만 이들 외에 바이오업계 전체가 금융당국의 결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썩 좋지 못한 가운데, 이번 감리 결과에 따라 주가는 물론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난 5월 R&D 비용 회계 처리와 관련해 바이오업계의 의견을 모아 청와대와 정부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오업계 내부에서도 R&D 비용에 대한 회계 처리와 관련해 통일된 의견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업마다 사정이 제각각이라 그에 따라 회계 처리에 대한 입장도 갈린다.

지난 5월 한국바이오협회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회계처리기준의 필요성에 대해선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운데, R&D 단계별 비용 자산화 적용기준에 대한 응답은 기업별로 다양했다.

당시 설문에선 임상1상 개시와 임상3상 개시 시점에서 R&D 비용을 자산화 처리하자는 의견이 각각 2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임상 2상 개시 17.4%, 임상 2상 완료 8.7%, 품목허가 완료 후 8.7%, 임상3상 완료 4.3% 순이었다. 이 외에 기타 의견으로 R&D 자산화 기준을 정하지 말고 기업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지켜보고 있다"며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여부 논의와 맞물리면서 이번 바이오 기업 회계 감리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바이오젠과 체결한 약정사항에 대한 공시 누락에 대해선 '고의'라고 판단하면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회사 변경 건에 대해서는 금감원에 재검토를 요청하며 결론을 미뤘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R&D 비용 자산화 비중이 높은 10개 기업에 대해 테마 감리를 실시한다고 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 회계로 결론난다면, 지금 감리받고 있는 기업 입장에선 '(우리도) 처벌하려는 스탠스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으니 센티멘트(투자 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황상 같은 시기에 나갈 수도, 다른 시기에 나갈 수도 있다"며 "우리 나름대로 하는 건데, 하여튼 연내에는 확실히 종결하려고 한다. 만약 (발표) 시점이 비슷하고, 전후가 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결론을) 고려했다, 안 했다 해석이 되니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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