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투자가 올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급부상했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지부진한 규제혁신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2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3.9% 감소했다. 3.9% 감소는 2013년 1분기(-12.3%) 이후 약 5년 만에 최저치다.
올해 설비 투자 위축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다. 반도체 호조로 지난해 설비투자가 예상을 훨씬 웃도는 14.6%까지 뛰는 등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6월 경제전망에서 설비투자가 비교적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예상보다 빠른 위축 속도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작년 6월 반도체 투자가 정점에 이르는 등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면서도 "전년동기대비 3.9% 감소는 예측보다 빨리 떨어진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
건설 투자 감소도 걱정해야 한다. 지난 2분기 건설투자는 전년동기대비 0.7% 줄었다. 건설투자는 2014년 1분기(-1.7%)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다.
앞으로 건설 투자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옥죄는 등의 정책을 펴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건설투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 폭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비도 불안하다. 지난 2분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2.6%) 이후 3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규제 완화 등 혁신성장 속도를 내서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윤경 기업연구실장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사실 기업 사업 환경에 있어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며 "혁신성장을 한다지만 규제 개혁 논의가 지지분지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규제 개혁 논의 속도를 높여서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7%다. 한국은행은 오는 3분기와 3분기에 0.82~0.94% 성장하면 올해 경제성장률 2.9%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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