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장기금리가 1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일본은행(BOJ)이 시장 조절에 나서지 않으면서, BOJ가 이미 금융정책 수정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일 도쿄채권시장에서는 일본의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한 때 0.10%까지 상승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BOJ가 오는 30~3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0% 정도’로 유도하고 있는 장기금리 목표를 0.1% 이상으로 허용하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에 채권 매도세가 확대됐다.
최근 BOJ의 금융정책 정상화 관측이 계속 불거지면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상승 경향에 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6bp(1bp=0.01%포인트)나 오르며 0.09%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약 2년 만에 최대다.
하지만 당시 BOJ는 지정된 수익률에서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실시했고 금리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6일에는 장기금리가 0.1%까지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발동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BOJ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서서히 금융정책 수정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이유다.
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 최근 1년간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
SMBC닛코(日興)증권의 다케야먀 소이치(竹山聡一) 금리투자전략가는 “BOJ가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실시하지 않으면서 장기금리 유도 목표의 폭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졌다”며 “시장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도탄(東短)리서치의 가토 이즈루(加藤出)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0.1% 이상 금리가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해 기술적 요인에서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실시하지 않은 것뿐”이라며 “지정가 오퍼레이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우며 이번이 아니라 다음 10월 회의 내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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