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최근 북한이 비핵화 실천에 나서면서 삼표시멘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던 종목의 하나는 삼표시멘트였다. 올해 1월초만해도 3400원대를 오르 내리던 삼표시멘트 주가는 5월 31일 7500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27일 현재 4215원을 기록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성사되면 북한의 도로, 주택 등 인프라 건설에 쓰이는 시멘트 수요가 증가하지 않겠드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북한은 만성적으로 시멘트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삼표시멘트 주가 추이. 2017년 7월~2018년 7월 [자료=네이버] |
◆ 시멘트 업계 유일의 수직통합사
국내 시멘트 업체들 가운데 삼표시멘트가 특히 주목받는 가장 큰이유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건설기초소재에서 항만하역까지 수직통합돼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삼표시멘트의 그룹사인 삼표그룹은 삼표산업(레미콘, 골재), 삼표피앤씨(콘크리트), 홍명산업(건설폐기물), 경한(항만하역)으로 수직통합돼 있다.
여기에다 철도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삼표레일웨이(철도 궤도 공사), 팬트렉(철도 시공 보수)을 통해 북한 운송 인프라의 큰 축을 담당하는 철도 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나머지 시멘트 기업들이 오로지 시멘트 사업만 영위하거나 부분 통합을 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 해안에 공장을 둔 시멘트 기업
또, 삼표시멘트는 해안사(海岸社)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해안사란 해안에 공장을 둔 시멘트 기업이라는 의미로, 운송비가 저렴한 선박을 통해 전국을 커버할 수 있다. 시멘트 업계의 '빅5' 가운데 해안사는 삼표, 쌍용, 아세아시멘트(한라시멘트) 3곳 뿐이다.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의 위치. [자료=한국투자증권] |
업계 관계자는 "삼표시멘트는 동해안의 삼척 공장을 통해 북한 동해안의 도시로 시멘트를 저렴하게 운송 가능하다"며 "북한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블라디보스톡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오너 3세 대표이사 취임
이 같은 장점에다 삼표시멘트는 오너 3세가 직접 대표이사로 취임해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올해 초 정대현 부사장을 대표로 승진 발령했다.
정대현 대표는 정인욱 강원그룹(현 삼표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5년 삼표 과장으로 입사해 삼표 상무, 동양시멘트 부사장 등을 거쳤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가 직접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은 삼표그룹 차원에서 시멘트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귀띔했다.
삼표시멘트는 1957년 설립됐고 지난 2015년 9월 동양시멘트를 인수합병했다. 올해들어 합병 시너지가 가시화하고 있다. 삼표그룹이 동양시멘트 인수를 위해 22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조달했는데, 대부분을 상환하면서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다.
삼표는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금 50원을 실시하기도 했다. 올해 삼표시멘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67억원, 748억원으로 전년비 2.3%, 0.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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