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한 것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 향후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위한 대규모 북미 공동 조사가 추진되는 등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 발표 관련 연설을 도중 "지금 이 순간 한국 전쟁에 남겨져 있던 몇몇 위대한 영웅들을 비행기로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약속을 지킨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고 싶다"면서 "추가로 돌아야 할 것(유해)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김 위원장이 내게 했던 약속을 지켜서 고맙다는 말을 언론 앞에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 위원장)가 계속 발굴하면서 약속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전날 트위터에서도 "미군 병사들의 유해가 곧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며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이번 조치가 많은 가족에게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오늘 이뤄진 조치는 북한으로부터의 유해송환을 재개하고,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약 5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안보 사령탑도 일제히 김 위원장의 '약속 이행'을 환영하며 향후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북한과의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미군 전쟁포로(POW)와 전쟁실종자(MIA)들의 유해를 송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나는 그가 이 약속을 끝까지 지킨 데 대해 기쁘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이 한국전 참전 유해 55구를 송환한 것과 관련, "더 광범위한 외교적 협상을 위해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매티스 장관은 또 발굴 인력의 북한 파견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실종 미군은 총 7700여 명으로 이 중 5300명이 북한 지역에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 내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및 송환 작업은 지난 1990년에서 2007년 사이에 진행돼 443구의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됐으나 이후 북미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단됐었다.
이에 따라 나머지 미군 전사자에 대한 전면적인 유해 발굴을 위해 대규모 북미 합동 발굴조사단 구성을 위한 협의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상설 협의체나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논의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김 위원장이 유해 송환을 약속을 지켰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적극 환영한 만큼 미국 측에서도 이에 상응한 보상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은 트럼프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완전한 비핵화' 조치에 앞서 '종전 선언' 등의 안전 보장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일단 미사일 발사장 해체와 유해 송환 등 약속을 지킨 만큼 미국 정부도 북핵 협상과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이에 상응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분위기다.
평양으로 보낼 트럼프의 '답례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