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구촌 곳곳이 관세 전면전에 따른 후폭풍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달 중국 제조업 경기가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한 한편 수입은 23개월래 최저치로 꺾이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에 따른 타격을 반영했다.
미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 역시 수출 둔화와 기업 신뢰 저하 속에 2분기 성장률이 후퇴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성장률 격차가 2014년 이후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120억달러 규모의 농가 지원책을 내놓은 가운데 제조업계에 감원 한파가 덮쳤다. 제조업계 역시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2를 기록해 전월 51.5에서 하락한 동시에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치에도 미달하는 결과다.
세부 항목 가운데 수출 지수가 위안화 급락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반면 수입 지수는 23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이달 중국의 산업생산과 신규 주문 역시 일제히 하락, 3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유로존 경제도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을 드러냈다. 19개 회원국의 2분기 성장률이 1.4%를 기록해 전분기 1.5%에서 둔화된 것.
무엇보다 수출이 둔화되면서 유로존 경제 성장률을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와 이에 대한 보복, 여기에 자동차 관세를 둘러싼 리스크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 시장에 이미 냉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바클레이즈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무역 정책이 유로존 실물경기를 위협하는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7월 제조업 지수와 경기신뢰지수 등 주요 지표가 저조한 흐름을 보인 만큼 3분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무관세 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기업과 투자자들은 실무 협상에서 나오는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 관세 시행 여부도 유로존 경제에 작지 않은 변수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차에 20%의 관세를 연내 시행할 움직임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제조업계도 관세 후폭풍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이날 NYT에 따르면 잔디 깎는 기계를 제조하는 업체 브린리 하디의 제인 하디 대표는 올 여름 75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미주리 주의 나사못 제조업체를 포함해 미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감원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미 예고된 대중 수입 관세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이 목표와 상반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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