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다시 격화될 것이란 우려에 1일 세계증시는 하락하고 미달러는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다만 강력한 기업 실적이 이어져 최근 기술주 매도에 위축된 투심이 다소 살아났다.
관세전쟁 양상이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상충되는 신호가 나와 시장에 하방과 상방 압력이 모두 가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협상장으로 끌어오도록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당초 계획한 10%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관료들은 물밑에서 무역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도 나왔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됐고 중국과 세계 경제가 받을 영향에 대해서도 새로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중국 증시와 역외 위안화뿐 아니라 중국발 리스크의 척도로 간주되는 호주달러도 하락했다.
유럽증시는 강력한 어닝이 무역 우려를 상쇄하며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2%, 독일 DAX 지수는 0.13%, 영국 FTSE100 지수는 0.86% 각각 하락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 CAC40 지수는 0.13%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세계경제 성장세를 좌초시킬 것이라 우려하고 있으며, 영향력 있는 미국 재계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침착했다. 투 란 은구옌 코메르츠방크 외환전략가는 “시장이 관세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이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실적을 발표해, 최근 기술주 매도세에 따른 우려가 완화됐다.
무역전쟁 우려, 성장둔화 우려, 기술주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지난 7월 월간 기준으로 1월 이후 최대폭 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미달러 대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7월 31일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률 정책을 유연화할 것이란 발표에 채권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다. 이날 투자자들이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 상승을 어디까지 용인하는지 테스트에 나서,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12%까지 오르며 2년 만에 최대 일일 오름폭을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1일 거래범위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 영란은행 통화정책 발표로 옮겨가고 있다.
연준이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으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정책 기조를 바꿀지 주시하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0.2% 가량 상승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파운드/달러가 10개월 만에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증가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금 현물도 0.1% 가량 하락 중이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