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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던 대입개편, 결국 제자리...“학생·학부모 혼란만 불러”

기사등록 : 2018-08-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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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학생·학부모 더 혼란스럽게 만든 개편안
정시 소폭확대 가닥…핵심 쟁점 '비율' 제시 안해
전문가 "어느 정도 확대될지 2020년까지 예측 어려워"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수많은 논란과 갈등을 불렀던 대입제도개편이 사실상 ‘현행유지’로 결정나면서 후폭풍이 만만찮다. 당국이 1년간 예산 수십억원을 써가며 논의를 거듭했는데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탓이다. 교육 현장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대입특위)는 7일 ‘2022학년도 대입개편 권고안’을 발표하고 현 중3학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전형을 지금보다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수능 평가방법과 관련해서는 일부 과목 상대평가 유지 원칙을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제2외국어‧한문 과목에는 절대평가를 도입을 권고했다. 국어·수학·탐구 선택과목은 기존대로 상대평가, 영어·한국사는 절대평가가 유지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권고안이 이달 말쯤 발표될 최종 개편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중3학생의 대입 시스템이 결정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경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 발표를 앞두고 물을 마시고 있다. 2018.08.07 leehs@newspim.com

하지만 권고안이 나오기 무섭게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정책 결정을 1년이나 유예하고 공론화과정까지 거친 뒤 나온 개편안이 현행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실익 없는 공론화가 사회 갈등만 초래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당장 학생·학부모는 짜증난다는 반응이다. 교육부가 헛심만 쓰고 수험생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고2와 중2학생 자녀를 둔 이모(50·관악구)씨는 “작년에 절대평가 한댔다가 뒤집질 않나, 바꾼다고 그렇게 시끄럽더니 이젠 또 똑같단다”며 “학부모 입장에선 (제도가)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이에게 수능·수시·학생부·논술을 모두 대비시켜야한다”고 성토했다.

2022학년도 수능을 치러야 할 A(16·봉림중)양은 “(정책이)매년 다르니까 그냥 운인 듯하다”며 “대학교육입시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은 하지만 일단 대학을 가야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 교사들도 이번 안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전에서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김석원(30)씨는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을 놓고 안일하게 덤비다 사단이 난 꼴”이라며 “정책이 딱 고정돼야 학생 지도가 용이한데, 이젠 가르치기 더 어려워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원가도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특히 핵심 쟁점이던 정시모집(수능 위주)비율을 정하지 못하고 대학에 맡기기로 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중3학생들이 고2가 되는 2020년 4월말까지 정시확대가 어느 정도 될지 예측할 수 없어 입시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들이 권고안을 따를지도 의문이다. 김진경 대입특위원장은 이날 “비율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대학들이 정시비중을 30%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전형비율은 대학이 정하고 있어 정시를 특정 비율 이상으로 확대하려면 뚜렷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때문에 입법조치 등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이번 안이 실효성이 없다는 무용론까지 나온다. 임성호 대표는 “교육부와 대학 간 마찰은 불가피하다”며 “결국 수험생만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학의 자율적인 협조와 개선을 유도할 방안 마련이 필수”라며 “교육부는 수능과목 및 출제범위,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등 조속히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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