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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빚 갚는다? 주판알 튕겨보니

기사등록 : 2018-08-0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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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34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33% 관세 적용해야 가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로 국가 부채를 축소할 것이라고 장담한 데 대해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간단한 셈법으로도 관세 수입이 부채를 줄이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이 부채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를 포함한 주요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은 철강 및 알루미늄과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통해 국가 부채를 줄일 만큼 충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국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산 수입품의 경우 기존에 발표한 500억달러 이외에 최소 2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에 관세를 추가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 상무부는 수입 자동차 및 부품의 국가 안보 위협 여부를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 관세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수입 관세를 시행하면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그만큼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정부가 걷어들인 세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금원으로 동원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복안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 재정적자는 이번 회계연도에 8000억달러에 이른 뒤 2019년 1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간단히 말해, 관세 수입으로 빚을 갚으려면 올해 수입 관세 시행으로 8000억달러를 걷어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미 재무부가 집계한 올해 예상 수입인 400억달러로는 부채 축소가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 가운데 350억달러는 지난 2년에 걸쳐 반영한 세수를 포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어두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 이후 발표한 모든 관세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도 지출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계산기를 두드려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수입은 연간 500억달러다.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할 때 발생하는 수입은 852억5000만달러다.

이는 연방정부의 수입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자금이지만 부채를 갚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여기에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편 지난해 말 공식 발표한 세제 개혁으로 인한 세수 감소분이 올해 1630억달러, 내년 28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CBO는 발표했다. 수입 관세로는 세금 인하에 따른 세수 공백조차 채울 수 없다는 계산이다.

이날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정책만으로 국가 빚을 갚으려면 2조34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최소 33%의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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