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캐나다의 인권 운동가 석방 요구를 내정간섭으로 규정한 후 양국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캐나다가 사우디와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로 다른 국가에 도움 요청을 계획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사우디 정부가 캐나다에서 유학하는 자국 학생들에게 캐나다에서 떠날 것을 지시하자 매우 유감이라고 지난 6일 브리핑에서 말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랍에미레이트와의 접촉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익명의 소식통 역시 캐나다가 영국 정부에 도움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미 7일 사우디와 캐나다 양국 모두에게 자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의 전통적 우방인 미국이 이번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구축해왔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우디 정부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와 사우디 양쪽 모두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함께 해결할 필요가 있다. 우리(미국)가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들이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브리핑에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캐나다 양국을 모두 '가까운 동맹국'이라고 지칭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5일 오타와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할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의 신규 교역 및 투자를 잠정적으로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에서 유학하고 있는 1만5000명의 자국 학생들에게도 캐나다를 떠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사우디에 구금된 인권 운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자 반발해 나온 조치다. 사우디 당국은 이어 7일 캐나다 정부가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또다시 규탄했다.
한편 지난 7일 이집트는 사우디 정부에 지지를 보냈으며 외부 국가의 내정간섭에 맞서 싸우는 사우디와의 '연대'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우디-캐나다 간의 위기가 우려스럽다"며 "이번 사안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일부 국가들로 인해 발생한 결과"라고 적은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사우디의 반응이 현재 모하마드 빈 살만(32) 왕세자가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 압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캐나다 소식통은 로이터에 캐나다 정부 역시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쟁으로 1년에 약 40억달러(4조4720억원) 규모에 달하는 양국의 무역이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지난해 캐나다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규모는 11.2억달러로, 이는 캐나다 총수출의 0.2%를 차지한다. 또한, 사우디와의 외교 관계 냉각 여파로 8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의 가치가 7일 하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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