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비핵화' 요구와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을 비판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정리하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10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인 선 비핵화 조치를 고집하고 있으며, 북핵과 관련된 '모략자료'를 꾸며내 대북제재를 강화하려고자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미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지에 반해 미국 행정부 고위관료들이 대북제재 압박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지금처럼 '낡아빠진 연출대본'에 집착하는 한 비핵화를 포함한 북미공동성명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최근 북한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등 미국 행정부 고위관료들에게 돌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폼페이오 방북 이후에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에서 얘기했던 이행 로드맵을 만드는 작업이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북한은 나름대로 본인들이 선 행동조치를 취했는데,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종전선언 조치는 하지 않고 제재 압박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이어 "특히 볼턴 보좌관이나 헤일리 대사가 계속 강경한 발언을 하니까 북한으로서도 이제는 공식 당국차원에서 성명을 내고 담화를 내고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지도자 사이의 신뢰는 유지되고 있는데 밑에 관료들이 방해하고있다, 관료들이 지도부의 의지대로 갈 수 없도록 하고있다고 북한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미국에 대해서 최고지도자가 정리하라는 뜻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불만은 표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재확인하며 수위조절을 해 북미대화를 계속 끌고가고자하는 의지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외무성 담화를 보도한데 비해, 북한 주민 대다수가 읽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은 담화를 싣지 않은 것도 주목된다. 이 역시 북미대화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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