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터키 리라화가 추락하면서 세계 증시와 신흥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리라화가 한층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 엔화와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날 리라는 미달러 대비 12% 폭락하면서 2001년 터키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과의 갈등 심화, 경제 악화 우려, 정책입안자들의 무능 등이 리라화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미달러가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리라화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돼, 올해 들어 35% 이상 급락했다.
이러한 터키발 리스크가 다른 시장으로 전염되고 있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들의 터키 익스포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유로존 은행주가 급락하고 유로는 미달러 대비 2017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터키 익스포저가 큰 프랑스 BNP파리바,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스페인 BBNA 등의 주가가 최대 4% 급락했다.
유럽 은행지수는 1.3% 급락 중이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7%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가 0.6% 내리며 전날 기록한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독일 10년물 국채인 분트채 수익률은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8913%로 떨어졌다.
미 1달러당 터키 리라화 환율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이제 투자자들은 한국시각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행보와 신규 관세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한편 대표적인 상품통화로 글로벌 위험 수요의 척도로 간주되는 호주달러가 미달러 대비 1% 빠지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은 미달러 대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96을 상향 돌파하며 2017년 7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을 이유로 미국이 가한 러시아 제재로 루블도 급락하면서 신흥국 통화 우려를 보탰다. 루블은 심리적 저항선인 미달러당 65루블을 넘어서며, 가치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상품시장에서 유가는 하락하고 있으며, 안전자산임에도 불구하고 금 현물도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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